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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참의원선거 보도/방송들 돈·기술 총동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개표율 1%때 “당락 확실”/투표직전 여론조사 컴퓨터로 분석/TV 동경 결과예측 한곳도 안틀려
지난 26일 실시된 일본 참의원선거 개표보도는 언론매체들간 경쟁에 따른 돈과 기술의 치열한 싸움판이기도 했다.
공영방송인 NHK 등 전방송이 참의원선거 투표가 끝난 직후인 26일 오후 7시부터 개표실황을 보도하기 시작했다. 개표가 시작되자마자 TV화면에는 자민당 당선확실 숫자와 당선자 이름이 나오기 시작했다. 개표가 겨우 1% 진행된 상황에서 「당선확실」이라고 나오니 신기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1% 개표상황에서 득표가 많은 후보자를 제쳐놓고 뒤지고 있는 후보의 당선이 확실하다고 보도한 경우도 있었다는 점이다.
TV는 선거보도와 함께 원래 예정됐던 스포츠중계 등 정해진 프로그램을 느긋하게 방송했다. 우리처럼 개표소를 여기저기 보여주며 개표상황만 보도하지는 않았다.
N­TV의 경우 프로야구 중계를 하면서 화면 상단과 우측 일부에 당선이 확실한 의원숫자를 표시,야구중계가 끝날 때까지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개표상황을 숫자로 보여주는 2중화면으로 개표상황을 처리했다. 그러다가 공수교대나 투수교체시에만 개표상황 전체를 보도했다.
개표가 시작된지 2시간만인 오후 9시쯤에는 이미 지역구의 80% 이상에 대한 당락이 결정됐다. 개표율 50%도 안됐는데 방송은 당락을 보도하고 당선자들의 인터뷰까지 방송했다.
오후 11시쯤에는 지역구 전원의 당락이 판가름났다. 물론 개표가 그때까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었다.
TV방송들이 이처럼 신속히 당락을 앞질러 보도할 수 있었던 것은 그만한 투자를 했기 때문이다.
각 방송은 ▲투표직전 여론조사(전화) ▲과거 지역별·정당별·후보자별 득표상황 조사 ▲투표를 마치고 나오는 유권자에 대한 인터뷰조사 등을 해놓았다.
이들 데이타를 컴퓨터에 넣어 분석,개표가 시작되기도 전에 당락을 파악하는 것이다. TV 동경은 2만5천명에 대해 사전 여론조사를 했으며 요미우리(독매)신문은 5만명에 대해 사전조사를 했다. 치열한 접전으로 판가름 하기 곤란한 경우 컴퓨터 기록과 실제 개표상황을 대조해가며 점차적으로 당락을 판정,보도한다. 예컨대 동경과 훗카이도(북해도)의 경우 당선자 4명중 마지막 당선자는 오후 11시쯤 판정이 났다.
TV 동경의 경우 이번 예측보도에서 단 한건도 틀린 것이 없다. 주간지들은 어느 방송이 얼마나 틀렸나를 기사로 다루기도 한다.
이같은 신속한 개표예측 보도는 일본언론들의 치열한 신속보도 경쟁에서 비롯됐다. 이를 위해 들어가는 조사비도 수억엔이나 된다고 한다. 돈과 첨단설비의 합작품이 만들어낸 결과다.<동경=이석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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