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침대, 북한 진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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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국내 최대의 침대 전문 업체인 ㈜에이스침대가 북한에 진출한다. 에이스침대는 남북 합영회사인 '사리원에이스침대가구'를 설립하는 계약을 북한의 광명성총회사와 체결했다고 16일 발표했다.

에이스침대는 "국내 최초로 남북 간 육로를 통한 물자와 인원의 상시 왕래를 담보받았다"고 밝혔다. 일종의 경제특구인 개성공단 이외의 내륙 지역에서 육로를 통한 남북 간의 물자와 인원의 '상시 왕래'를 북측이 받아들인 것은 처음이다. 동명한 중소기업진흥공단 남북협력지원실장은 "이제까지 제조 설비가 육로를 통해 북한으로 올라간 사례는 가끔 있었지만 '상시 왕래'를 북한이 허용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며 "남북 간 상시 왕래는 북한에 진출한 모든 한국 기업의 염원"이라고 했다.

에이스침대는 황해북도 사리원에 총대지 12만㎡(3만6000평), 건물 면적 2만3200㎡(7000평) 규모의 공장을 올 6월에 착공해 내년 7월 완공할 계획이다. 이 공장의 자본금은 2000만 달러로 에이스침대가 70%, 광명성총회사가 30%를 출자한다. 이 공장에서는 침대와 가구를 생산해 북한 내수시장에 판매하고, 중국의 동북 3성과 러시아 등지에도 수출하기로 했다. 에이스침대는 합영공장 설립과 병행해 북한 내 8개 주요 도시에 10개의 전시장을 개설하기로 북측과 합의했다. 공장 착공과 동시에 평양 통일거리.광복거리.문수거리 등 세 곳에 판매 전시장을 열어 북한 내 판매를 조속히 시작할 예정이다.

에이스의 창업주인 안유수 회장은 고향 사리원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바탕으로 1997년부터 10여 년간 대북 사업을 추진하면서 북한 아태평화위원회 측과 합영사업 관련 협의를 진행해 왔다. 에이스침대 측은 "특히 이번 계약에서 그간 안 회장의 사업적 신의를 북측이 높게 평가해 육로 통행에 대해 합의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안성호 에이스침대 사장은 "이번 합영사업 성사를 계기로 북한의 침대.가구 산업의 발전과 남북 간 경제 교류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는 것은 물론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성공적으로 회사를 운영해 우리와 유사한 합영회사들이 더 많이 탄생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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