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리손으로 기원하는 통일|『통일희년 기도주간』 KNCC 준비 한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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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지난 88년 남북교회의 합의아래 선포됐던 「1995년 평화통일희년」 사업에 따른 92평화통일 공동기도주일(8·15 직전 주일) 행사를 앞두고 행사주체인 한국교회협의회(KNCC)의 준비작업이 한창이다.
KNCC측은 지난 2월 북한 기독교도 대표단의 서울방문이 성사직전 무산되는 아쉬움을 겪었던 만큼 올해로 다섯번째를 맞는 평화통일 공동기도주일의 봉헌의식과 부대행사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이를 다양화하기 위해 힘쏟고 있다.
올해엔 공동기도주일 연합예배로 그치던 예년과는 달리 어린이·청소년들이 참가하는 축제 형식의 「평화통일희년 마당」을 새로 마련하고 「1995년 희년을 향한 기독교 평화통일협의회」도 같은 기간에 열어 통일분위기를 고조시켜 보겠다는 것이 KNCC의 계획이다.
평화통일희년 마당은 공동기도주일 연합예배의 전야제 성격을 띠고 8월8일 오후 1시부터 9시까지 서울 수유동 한신대 캠퍼스에서 열리도록 계획되었다. 평화통일회년 운동의 저변화를 취지로 열리는 이 행사에서는 북한영화 상영, 「우리의 기쁨, 통일」을 주제로 한 글짓기와 그림그리기,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통일 놀이마당, 통일기원 큰잔치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과 아울러 먹거리장터·우리농산물 먹기운동 홍보 및 판매를 내용으로한 상설마당, 재생비누·종이만들기 시범, 재활용품 전시·교환 등의 환경마당이 베풀어진다.
평화통일 공동기도주일 연합예배는 일요일인 8월9일 봉헌되며 남북교회가 합의한 하나의 예배문을 가지고 평화통일을 기원하는 기도를 올리게 된다. 서울의 영락교회에서, 또 북한에서는 89년 공동예배봉헌 이후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평양 봉수교회에서 예배가 올려진다. 남북에서 동시에 열리는 연합예배에서는 지난 1월 권호경 KNCC 총무의 방북때 상호합의했던 기도문·찬송 등 전반에 걸친 공동예배 형식이 적용된다.
이번 행사기간 중에는 지난해에 이어 1995 희년을 향한 기독교 평화통일협의회도 열리게 된다. 「우리는 한민족, 한교회」를 주제로, 「통일을 앞당기는 그리스도인의 삶」을 부제로 열리는 올 협의회에는 국내외에서 모두 3백50명의 교회대표들이 참가할 예정이다.
참가자들은 서울 한남동에 있는 감리교 여선교회관에서 「한반도 평화구조의 정착」 「민주화와 인권」 「경제정의·절제와 환경보전」 「교회일치와 남북교회의 공동선교」 등 4개의 소주제에 대한 발제·사례보고·토론·과제발굴의 과정을 거쳐 통일희년을 향한 구체적 실천 프로그램과 기독교적 삶의 지침을 담은 92희년사업을 위한 종합문서를 내놓게 된다. 이번 협의회에서는 특히 참가자들이 이산가족 문제, 연좌제, 경제정의와 환경문제, 통일이후 독일사회의 현실 등 분단이 낳은 구체적 문제와 사례 등을 발굴·소개하는 현장보고 프로그램이 기획돼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한편 이번 92 평화통일 공동기도주일 행사는 사상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교회대표단(단장 한웬자오 중국교회협의회 부회장) 9명이 시종 이를 지켜볼 예정이어서 또다른 의미를 던져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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