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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비즈] 제일기획 김낙회 사장 "광고는 파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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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15일 창립 34주년을 맞은 제일기획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 CGV를 통째로 빌려 임직원이 영화를 단체 관람하는 것으로 기념식을 대신했다.

이날 영화 중간에 삽입된 1분 남짓한 동영상물에서 김낙회(사진) 사장이 깜짝 출연했다. 축하 케이크를 들고 나온 탤런트 김아중이 모자로 얼굴을 가리더니 갑자기 김 사장으로 변신하는 내용이다. 그러면서 던지는 메시지. "크리에이티브(광고에서의 창조 활동)는 이렇게 놀라움을 주는 겁니다."

제일기획이 문화행사로 창립 기념식을 대신한 것은 처음이다. 하지만 그보다 CEO가 직접 연기를 하면서 메시지를 던지는 '파격'을 연출한 건 상상하기 힘들었다. 비교적 자유분방하다는 광고회사이긴 하지만 '관리의 삼성'분위기가 알게 모르게 배어 있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이 이렇게 '쇼'를 한 건 그가 제일기획 CEO 중 최초의 공채 출신, 즉 정통 광고인이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평이다. 1976년 광고기획자(AE)로 제일기획에 들어온 그는 30여 년 만인 1월 사장으로 승진했다.

기념식 후 기자 간담회에서 그는 "전임 CEO들이 회사를 훌륭하게 키워왔다"고 치하하면서도 "내 임무는 더욱 광고회사다운 문화를 심는 것"이라고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실제로 취임 후 장기 휴가제를 도입하고, 회의 시간에 넥타이를 풀고 호칭을 '프로'로 부르게 하는 등 유연한 조직문화를 만들기에 힘썼다. 광고회사답지 않게 의사소통이 원활치 않은 것 같다,'통풍이 잘 되는' 조직문화를 만들겠다는 그의 취임 후 소회와 무관하지 않다.

그는 "이제 '지식 경제'가 아니라 '아이디어 경제' 시대"라고 강조했다. 지식과 정보가 넘쳐나 누구나 접할 수 있게 되면서 이를 꿰는 창조적 아이디어가 기업의 경쟁력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회사의 비전을 '월드와이드 아이디어 엔지니어링 그룹'으로, 슬로건을 '아이디어를 위한 열정'으로 정했다고 했다. 김 사장은 "급변하는 매체 환경에 맞서 디지털 마케팅 사업을 강화하고, 글로벌 해외 인재 채용도 크게 늘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겠다"고 말했다.

이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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