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살균등 자외선 발병원인”/부산대 조사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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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직접 조명땐 피부병 등 유발/종업원 12명 집단중독 사건 규명
【부산=강진권기자】 5월16일 부산보훈병원 구내식당 종업원들 사이에서 발생한 집단괴질은 역학조사 결과 식당살균등에서 방출된 자외선이 주된 원인이 된 것으로 밝혀졌다.
15일 합동역학조사반(반장 김돈균부산대의대학장)에 따르면 당초 간접조명방식으로 설치토록 돼있던 아홉개의 주방 자외선 살균 등이 설계를 무시하고 직접조명방식으로 설치돼 자외선 평균 조사량이 기준치(평방㎝당 50㎼)를 훨씬 초과한 93.1㎼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조사반은 사람이 이같은 양의 자외선을 받을 경우 눈의 통증 및 충혈·피부자극 등 급성중독증세를 유발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조사반은 특히 이 구내 식당에서 광화학스모그의 원인물질인 이산화질소의 평균농도가 0.60PPM으로 나타나 대기환경기준치(0.05PPM)의 12배에 이르렀던 것에 주목했다. 프로판가스 연소때 발생하는 이산화질소가 살균 등의 자외선과 광화학반응을 일으키면서 오존이 생성돼 그 농도가 입방m당 0.40㎎으로 미국 산업위생사 전문가협의회(ACGIH)의 작업장환경허용농도(입방m당 0.2㎎)보다 2배나 된 것이 두통·구토·호흡곤란 등의 증세르 가중시켰다고 분석했다.
조사반은 5월16일 부산시 주례동 부산보훈병원 구내식당 종업원 김호순씨(39·여) 등 12명이 갑자기 심한 두퉁·고열에 피부가 벗겨지는 등의 증세로 입원,치료를 받게되자 역학조사에 나섰었다.
조사반은 또 환자들의 피부노출부위에 붉은 반점이 나타나고 눈의 통증과 기도자극 등 전형적인 유리섬유 중독증세를 보인 점으로 미뤄 주방 벽면 등에 설치되고 남은 유리섬유 먼지도 발병원인의 하나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살균 등은 실내공기중의 박테리아 등 세균을 죽이는 태양광선중의 자외선만 방사하는 형광램프(UV 등)로 최근 고급식당·주방에 많이 설치하고 있다.
이번에 문제된 부산보훈병원의 살균등은 미국의 제너럴 일렉트릭사제품으로 직접 방사를 막기위해 전등을 거꾸로 달도록 돼있는 것을 전기 시공업자가 곧바로 설치,자외선이 직접 방사된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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