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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정』<서울 동부이촌동>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최근에 그만두었지만 약3년 간 서울시의사회 회장을 맡으면서 동료의사들은 물론각계각층의 사람들을 접할 기회가 많았다. 모임을 주관하거나 뒤치다꺼리를 할 때면 으레 음식점을 찾게되는데 그중 하나가 서울동부이촌동 외인아파트입구에 있는 일식집「태정」(794-3149)이다
이 집은 일체의 복요리를 풀 코스로 준비해두고 있는 것이 특징. 복 매운탕·복 지리·복 회·복 갈비·복 수육·복 튀김들이 각기 독특한 맛으로 손님들을 끌고있다. 복 회나 복 수육으로 시작해 복 지리나 복 매운탕을 거쳐 복 튀김을 먹는 일련의 과정을 밟을 수도 있고 금전적 여유가 없다면 먹고싶은 것 하나만 고를 수도 있다.
점심시간에 모임을 가질때는 주로 복 지리를 많이 먹게되는데 특히 지리의 국물맛은 이 집이 손님을 끄는 매력포인트다. 복 지리 국물은 대개 딱딱하게 말린 다랑어를 대패로 밀어 가루를 낸 다음다시마·쑥갓·팽이버섯·미나리·무·느타리버섯·송이버섯·두부·미역·양배추를 범벅해서 만든다는 것이 집주인 이수현씨의 설명이다.
국물을 펄펄 끓인 다음 복을 집어넣고 재차 익혀 먹는 복 지리는 매우 감칠맛 있고 고기를 건져먹은 후 끓여주는 죽맛 또한 일품이다. 또 남은 국물에 밥을 넣고 비비는 비빔밥도 일미며 죽과 함께 따라나오는 오징어 젓갈은 입맛 돋우는 반찬이다.
복요리는 본래 겨울이 제철이지만 요즘은 양념이나 조리법이 발달해서 여름철에도 가리지 않고 먹을 수가 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쫄깃쫄깃한 맛 때문에 복중에서 으뜸으로 치는 참 복 지리 만해도 1인분이 2만 원대로 비싸고 까치복도 1만4천 원이나 하는 등 서민이 자주 먹기에는 조금 부담스럽다는 점이다. 더욱이 복 회는 좀더 비싸1인분이 5만원정도여서 큰맘 먹지 않으면 맛보기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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