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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인 목수도 억대집 신축/하루 아침에 부자된 사건주변 인물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이혼부인 12억대 건물지어 김영호/사글세살다 7억 빌라구입 정영진
정보사부지 불하 사기사건에서 돈의 행방이 관심사가 되어있는 가운데 사건관련자들은 「주연」 「조연」을 막론하고 제일생명과의 돈거래가 이뤄진 직후 하루아침에 모두 형편이 좋아진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평범한 은행간부·부동산중개업자가 최고급승용차를 굴렸고 단순 토지매매계약자로 하수인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진 목수는 1억이 넘는 3층 양옥의 주인으로 눌러 앉았다.
이렇듯 급속한 재산증식 베일은 앞으로 수사가 진행되면서 한꺼풀씩 벗겨지겠지만 검찰은 현재 4백73억원의 부지매입자금이 은행에서 「세탁」되면서 흘러나와 배역에 따라 적당하게 분배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번 사건의 핵심인물로 떠오른 김영호씨(52)의 최근 재산변동상황은 현재로선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3월27일 합의이혼한 것으로 돼있는 부인 김모씨(47)가 서울 봉천7동에 전용면적 28평짜리 3층건물 빌라를 신축,5∼6월에 6채중 5채를 분양하고 1채엔 자신이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가 12억원 정도가 평가되는 이 빌라는 이혼전인 올해초 완공된 것으로 밝혀져 정보사부지 불하를 미끼로 「한몫」 챙긴 김씨의 수중에서 공사비가 떨어졌을 가능성이 크다.
이와 함께 김씨가 합의이혼한 것은 사기사건이후 생긴 돈을 부인 소유로 은닉하기 위해 취한 임시방편이 아닌가하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사기범행의 핵심으로 떠오른 정건중씨의 친형으로 제일생명측에 「정보사 부지를 사들인 거물」로 소개됐던 명우씨(55)는 서울 염창동에서 부인이 대표이사로 돼있는 종업원 6명의 소규모 인쇄소를 20년전부터 경영해왔으나 지난해 종교관련서적의 출판에 손을 댔다가 부도가 나 지금까지 자금압박을 받아왔다는 것이 주변의 얘기.
정씨는 사건이 드러나기 직전인 지난달 6월21일 보증금 1천5백만원,월세 20만원에 살아오던 염창동 21평형 우성빌라에서 보증금 5천만원,월세 1백20만원의 서교동2층 단독주택으로 이사했다.
사건후 눈에 띄게 호화생활을 해온 장본인은 사기실무를 맡은 정영진씨(31).
별다른 직업없이 부동산 브로커로 일해온 정씨는 사글세를 사는 등 쪼들리는 생활을 해오다 올 3월 서초동에 있는 건평 60평의 시가 7억원짜리 두원빌라를 부인 명의로 구입,주위를 놀라게 했다.
정씨는 이때부터 그랜저V6을 몰고 다녔으며 집안에는 호화 이탈리아제 가구를 들여놓는 등 졸부행세를 해왔다.
정씨의 이복 형인 국민은행 대리 덕현씨(37)도 금융거래편의를 제공한 공로로 동생으로부터 「떡값」 2억원을 받아 삼성동에 있는 1억5천만원짜리 오피스텔을 사들였고 역시 그랜저를 굴렸다고 경찰에서 밝혔다.
그러나 2백억원이 넘는 돈을 넘겨주면서 받은 사례금이 2억원에 불과했다는 진술을 쉽게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이 수사당국의 분위기다.
정명우씨와 함께 정보사부지를 사들인 것으로 계약서에 기재된 김인수씨(40)도 「돈방석」에 오른 케이스.
강원도 원주군에서 농사를 짓다 10년전 인천으로 이주한뒤 막노동·목수일 등을 해온 김씨는 인천시 십정동 309의 한옥에서 2천3백만원에 전세를 살다 지난달초 같은 동네에 시가 1억원이 넘는 3층 양옥집을 신축,입주해 한달새 억대부자로 탈부꿈했다.<오영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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