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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은 편법동원수신경쟁/차명계좌로 세금감면/고율신탁상품 고금리부추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시중은행들이 최근 과열된 신탁상품 수신경쟁을 펼치면서 감당하기 어려운 고율의 개발신탁을 내놓는가 하면 기존 세금우대 신탁상품에 대규모 차명계좌를 조직적으로 동원,고객들이 내야할 세금을 빼돌려주는 불법행위를 일삼으면서까지 고금리를 부추기고 있다.
1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들은 기존 은행신탁상품중 세후수익률이 가장 높은 노후생활연금 신탁이 실명의 1인당 1천5백만원까지 세금우대 해주는 점을 악용,고객들의 거액자금을 여러개의 차명계좌에 각 1천5백만원씩 나누어 들게 해 세금망을 피해가는 것을 조건으로 수신실적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1억5천만원을 가입한 사람이라면 이자에 대해 21.5%의 세금을 물어야 하나 이를 은행에서 10개의 차명계좌를 넣어주면 세금이 5%로 줄어든다.
이상품의 현재,세전 연수익률은 평균 16.5%(은행별로는 16∼17.5%선)이나 이샅은 방법을 통하면 우대한도를 넘는 금액의 세후수익률이 12.95%에서 15.68%로 크게 높아진다. 이는 명백한 탈세행위다.
은행들은 예컨대 타인의 주민등록부 등에서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함께 베껴와 차명계좌를 대량으로 만들어 놓고 거액 예금주가 찾아오면 알아서 이를 여러개의 통장으로 분산시켜 주는 등의 수법을 쓰고 있다고 한 은행관계자는 전했다.
은행들은 또 지난달부터 개발신탁상품의 수익률 인상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하나·보람은행의 고금리 전략에 자극받은 상업은행이 지난달 1일 업계에서 가장 높은 3년 수익률 56.4%(세후 44.3%)의 「홈런신탁」을 내놓은 이후 한일·조흥·서울신탁은행이 같은 조건의 상품을 판매했고 1일에는 국민·하나·보람은행 등이 뒤따라 나섰다.
이들 개발신탁상품의 높은 수익률을 부담하기 위해 은행들은 채권투자비중을 70∼80%까지 높일 방침이지만 재무부가 전체 신탁계정의 60%를 대출에 쓰도록 지도하고 있어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려면 또다른 편법을 써야할 형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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