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요즘 '골프 대장정'… 20년간 코스 200여 개 생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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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니클로스(右)가 지난달 베이징 근교 파인밸리 골프리조트에서 열린 클리닉에서 한 중국 어린이의 스윙을 지도하고 있다. [베이징 워싱턴포스트=본사특약]

중국에 골프 열풍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마오쩌둥이 "골프는 엘리트들의 퇴폐적인 스포츠"라며 골프를 금지했지만 개방과 개혁으로 소득 수준이 올라가면서 '골프 금지령'은 힘을 잃은 지 오래다.

지난 20년간 중국에는 200개가 넘는 골프 코스가 생겨났다. 선전의 미션힐스 리조트는 10개의 코스(180홀)를 갖고 있어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중국 골프장의 다양한 요금제도 골프 열풍을 부추기고 있다. '황금곰' 잭 니클로스가 디자인한 것으로 유명한 베이징 인근 파인밸리의 경우 회원권 가격은 20만 달러(약 1억8400만원)지만 비회원도 평일 100달러(약 9만2000원), 주말 160달러면 이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파인밸리는 연일 수많은 골퍼로 북적이고 있다.

골프 열풍에 대한 비판도 있다. 골프가 중독처럼 퍼지고 있다며 '그린 아편'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정부 차원에서도 골프 열풍을 우려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경작할 농지가 사라지고 있다"며 지난해 신규 골프장 건설을 금지하는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의 골프 열풍이 쉽게 가라앉을 것 같지는 않다. 부유층을 중심으로 '자녀 골퍼 만들기'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것이 단적인 예다. 자녀와 함께 필드를 찾는 부모가 늘고 있고, 코치에게 전문적인 레슨을 받게 하는 경우도 많다.

지난달 중국을 방문한 니클로스는 "골프는 체격이 아니라 민첩성이 중요하다"며 "중국도 머잖아 메이저 대회 우승자를 배출할 것으로 본다"고 긍정적인 해석을 내놓았다.

장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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