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비씨카드 수수료 인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1면

비씨카드가 7월 16일부터 신용카드와 체크카드의 수수료율을 내린다. 가맹점 수수료를 인하해 달라는 영세 상인들의 요구를 수용한 것이다. 파급 효과도 클 전망이다. 은행카드사들의 연합체 성격인 비씨카드는 체크카드 시장의 60%, 신용카드 시장에선 30%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벌써부터 다른 카드사들도 수수료 인하 여부를 놓고 고심 중이다.

비씨카드는 10일 "영세상인들이 많은 중소 가맹점을 중심으로 수수료를 4.8~16.7% 낮추기로 했다"며 "신용카드와 똑같은 수수료를 받던 체크카드를 분리, 수수료율을 최대 28.4%까지 대폭 내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현재 국민은행을 제외한 대부분의 카드사들은 신용카드와 체크카드의 수수료율이 같다.

비씨카드 측은 이번 조치로 미용원과 학원.사진관 등 39개 업종 26만여 개 가맹점이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혜택을 받게 된다고 밝혔다. 전체 가맹점의 10.9%에 달한다. 현재 3.15~4.05%를 물고 있는 가맹점들은 7월 이후엔 3~3.6%의 수수료만 내면 된다. 체크카드는 230만 개 가맹점 가운데 200만 개가 대상이다. 수수료는 대부분 2%대로 낮아진다. 예컨대 미용원의 경우 지금은 신용.체크카드 모두 4.05%의 수수료를 냈지만 7월 이후엔 신용카드는 3.6%, 체크카드는 2.9%만 물면 된다.

이에 앞서 일부 정치권과 중소기업중앙회 등은 대형 할인점이나 골프장 등에 비해 영세상인들의 수수료가 높다며 인하를 요구해왔다. 대형 가맹점들은 1.5~2.5%로 상대적으로 낮은 수수료를 적용받고 있다. 현재 국회에는 수수료를 부과할 때 가맹점별로 차별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여신금융업법 개정안이 제출된 상태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비씨카드의 수수료 인하로 카드사들 간에 수수료 인하를 둘러싼 과당경쟁이 일어날까 우려된다"며 "사회적 압력에 못 이겨 수수료를 인하한다 해도 언젠가 다시 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카드사들은 "금융감독원이 이달 말 발표할 카드 수수료 표준안이 나오는 것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은행 측은 "매년 한두 차례씩 원가 분석 결과에 따라 업종별로 신용카드 수수료를 인하해 왔다"며 "비씨카드가 내렸다고 따라서 수수료를 내릴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안혜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