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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마주제 벌써부터 “흔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한국마사회(회장 유승국)가 올해 역점 사업으로 추진 중인 개인 마주제(마주제)가 초반부터 난관에 부닥쳐 곤경에 빠져 있다.
마사회는 내년 7월부터 개인 마주제를 실시하기로 하고 지난달 1일부터 마주 모집에 들어갔으나 접수 마감을 4일 남겨둔 26일 현재 희망자가 95명에 불과, 실시 여부가 불투명하게 됐다.
개인 마주제는 마사회가말·기수를 보유하고 경마시행까지 담당하는 현재의 단일 마주제와는 달리 개인·법인 등 마주가 말을 소유하고 기수·조 교사를 고용, 경주에 출전시켜 성적에 따라 수입을 올리는 한편 마사회는 경주의 시행만 맡는 진일보된 경마 형태.
마사회는 당초 마주의 숫자가 3백∼5백명 정도가 적정하다고 판단, 지원자중 심사를 거쳐 선별할 방침이었으나 지원자 수가절대부족하자 자격을 대폭 완화하는 한편 접수기간도 7월말까지 1개월 연장했다.
우선 재산세 10만원·연간 소득 2천만원 이상으로 제한하던 지원 자격을 재산세 20만원·소득 1천만원 이상, 재산세 30만원이상으로 다양화했다.
또한 신분 노출을 꺼리는 현실을 감안, 신원진술서 제출 조항을 삭제했다.
이처럼 지원자 수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은 경마 인구 증가를 경마에 대한 저변확대로 성급하게 잘못 해석했기 때문.
80년대 중반부터 급증한 경마 인구는 지난해 2백80만명이 경마장을 찾았으며 올해는 3백만 명 돌파가 확실시된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 아직까지 「경마=도박」이라는 인식이 팽배해 경마를 즐기면서도 막상 자신이 마주가 되어 전면에 나서기엔 시기상조라는 것이 입증된 셈이다.
또한 내년 봄부터 시작되는 경륜에 고객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충분한 검토 없이 무리하게 계획을 추진한 것도 이 같은 결과를 초래한 요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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