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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아용 단설유치원 설립 반대에 분노한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사립 유치원들이 교육당국의 장애아를 위한 단설(單設)유치원 설립을 저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시민단체들이 "밥그릇 챙기기"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천안교육청은 예산 18억원을 들여 천안 두정동 택지지구 내에 단설유치원을 세워 취학전 교육 기회가 거의 없는 4~6세 장애 아동을 비장애 아동과 함께 교육시켜 '더불어 사는 사회'의 의미를 심어주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에 대해 사립유치원들은 "정원도 못채우는 유치원이 있는 실정에서 거액을 들여 소수의 원아만을 위한 단설유치원 건립을 추진하는 배경이 의심스럽다"며 "계획을 백지화하고 그 예산을 모든 원아들에게 골고루 혜택이 배분되도록 사용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8일엔 천안시 사립유치원 45곳 중 41곳이 천안교육청의 단설유치원 설립 추진에 반대해 폐원신청서류까지 냈다. 하지만 폐원 처리에 필요한 명확한 사유를 적시하지 않고 소속 원아에 대한 조치 및 유치원 건물 처리 방법 등 관련 서류를 제출하지 않아 '엄포성 제스처'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러자 충남장애인부모회 등 26개 시민단체들은 최근 성명서에서 "(단설유치원은) 장애아동과 비장애아동을 분리해 교육해야 한다든가, 장애아동만의 시설로 읍.면지역에 설립해야 한다는 천안시 사립유치원연합회 측 주장에 실망을 넘어 분노를 느낀다"고 밝혔다.

교육청은 지난해에도 단설유치원을 설립하려다 사립유치원 측 반대로 포기한 바 있다.

천안=조한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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