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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규 "규라인이 사조직이라고? 말도 안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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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라인, 유라인, 최진실 사단…. 이른바 '모모 라인', '모모 사단'으로 불리는 연예계 계보가 화제를 뿌리고 있다. 방송 관계자들과 연예인들 사이에서 농담처럼 오갔던 이같은 계보들이 표면화된 것은 해당 연예인들이 방송에 출연해 이를 언급하면서부터다.

이경규가 최근 MBC '무릎팍도사'에 출연했을 때 이경규 사단, 즉 '규라인'의 대표주자인 MC 강호동은 "규라인에 들어가면 다 잘된다는데"하고 이야기를 꺼낸 탓이다. 이밖에도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에서 오래 호흡을 맞춘 김용만과 이윤석, KBS 2TV '불량아빠 클럽'의 김구라 김창렬, 유일한 여성멤버 박경림 등이 '규라인'에 속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네티즌은 영화 '저수지의 개들'을 패러디한 '규라인' 포스터로 일찌감치 그 존재를 알리기도 했다.

MC로 최고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유재석은 '유라인'을 이끈다. MBC '무한도전'과 SBS '하자Go!', 'X맨'에서 연이어 호흡을 맞춘 하하와 박명수는 '유라인'의 대표주자. '무한도전'과 MBC '놀러와'에서 호흡을 맞추는 노홍철 역시 시청자와 네티즌들이 꼽는 '유라인' 멤버 가운데 한 명이다. '무한도전'이 출연진간의 농담이며 돌발상황을 그대로 전하며 친분관계가 고스란히 드러나지만 그중 하나인 정형돈은 '유라인'이 아닌 '규라인'이라는 후문.

최근에는 이른바 '최진실 사단'이 방송에서 언급됐다. 역시 '무릎팍도사'에 출연한 이영자가 거침없이 이야기를 털어놓았기 때문이다. 1990년대 결성됐다는 '최진실 사단'의 멤버는 이영자를 비롯해 최화정 이소라 홍진경 등. 당시 이영자는 이영애를 모임에 가입시키려다 지나친 오버액션으로 결국 실패했다는 에피소드를 털어놔 눈길을 끌었다.

이같은 연예계 '라인' 및 '사단'에 대한 시선이 갈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를 접한 다수 시청자들이 친분 덕택에 순간순간 재미있는 상황이 연출되는 데는 배꼽을 잡으면서도 "연예계에도 줄서기가 횡행하는 것을 자랑삼아 이야기하고 있다"는 곱지않은 눈길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라인' 및 '사단'의 연예인들은 "우리들이 마치 사조직 내지 사모임처럼 운영되면서 프로그램에 마치 부당한 압력을 가하고 있는 것처럼 비춰지는 일이 답답하다"고 털어놨다.

'규라인'의 수장 이경규는 "'규라인'을 사조직으로 보는 오해는 사실 억울하다"며 "나는 그냥 후배들이 잘 자리잡아 잘 살기를 바라는 마음일 뿐이지 규라인은 사실상 실체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는다든지 하는 일이 없다. 돈과도 상관없다. 같은 프로덕션이나 매니지먼트사 소속도 아닌데 사조직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유라인'이나 '최진실 사단' 역시 답답하기는 마찬가지. '유라인'에 속한 한 MC의 소속사 관계자는 "친분 때문에 같이 출연한다는 얘기는 말 그대로 오해"라며 "오히려 각기 몸값이 높고 스케줄이 빠듯해 동반 출연시키기가 더더욱 쉽지 않다"고 말했다. 다른 방송 관계자는 마치 개인의 능력이나 매력과는 상관없이 '라인' 때문에 인기를 얻는 것처럼 비춰지는 것이 섭섭할 떄도 있다고 귀띔했다. '최진실 사단'의 한 관계자도 역시 하나의 친목모임일 뿐, 활동 분야도 크게 달라 줄서기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일각에서는 참신한 프로그램에 대한 고민 없이 출연자 개인의 친분을 그대로 방송에 이용하려는 안일한 태도가 이같은 연예계 라인에 힘을 더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반복되다 보면 시청자도 지겨워한다. 쉽게 방송을 만들려는 시도 때문에 프로그램과 출연자가 모두 손해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예능 PD는 "실체도 불분명한 계보보다는 같은 소속사에 소속된 이들을 끼워먹기로 밀어넣으려는 압박이 오히려 더 문제"라고 쓴소리를 했다.

[스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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