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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농구 물갈이해야 살아남는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한국여자농구는 다시 시작해야 한다.
84LA올림픽 은메달에 이어 90북경아시안게임 우승 등 아시아는 물론 세계무대에서도 강호로 꼽히던 여자농구가 스페인 비고에서 벌어지고 있는 프리올림픽에서 연패를 거듭한 끝에 올림픽본선진출이 좌절되는 충격을 맛보고 말았다.
이에 따라 무기력하게 주저앉은 여자농구에 대해국내 농구계에서 뜨거운 비판이 일고 있다.
한국은 3일 B조 5차전에서 이제까지 한 수 뒤진 팀으로 평가되던 일본에도 후반 초반까지 뒤지다 90-85로 승리, 4패 끝에 겨우 1승을 올렸다. 이날 경기에서도 한국은 정은순(1m88㎝) 조문주(1m82㎝) 등 일본보다 키가 큰 센터 진을 보유했으면서도 골 밑 플레이를 전혀 활용치 못하고 외곽 슛만 난사하는 단조로운 플레이로 일관, 후반 6분쯤까지 끌려가는 등 고전을 자초했다. 이번 대회에서 강호 불가리아를 격파하는 등 기염을 토하고있는 일본은 이날도 짜임새 있는 팀 플레이를 바탕으로 속공과 외곽 슛 등도 한국을 시종 괴롭혔다. TV중계를 통해 이번 대회의 한국경기를 지켜본 국내전문가들은 한국여자농구에 대해 체력열세·플레이난조 등 코칭스태프의 작전 부재 외에 세대교체를 실패하고 해외정보에 캄캄했던 대한농구협회의 무사 안일한 행정에 문제점이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협회는 이번 대회가 시작되기 전 캐나다에 대해 한국고교수준이라고 알고있을 정도였다.
▲조승연 삼성생명감독=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에 초점을 맞춰 세대교체는 물론 새로운 한국형 농구를 추구해야한다. 대표팀은 체력과 기본기에 중점을 둔 훈련을 비롯, 단일 팀에 버금가는 기동력 있는 팀 플레이 등을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한국농구는 남녀 모두 이제까지 수비농구를 소홀치 해왔다. 따라서 앞으로 협회차원에서 세미나 등을 통해 농구기술전반에 관한 토론 등도 바람직하다고 본다.
▲김동욱 외환은행감독=이번 참패를 계기로 과감한 세대교체를 해야 한다. 정은순 유영주 서경화 등 주전들이 국제경기 경험 부족으로 노련미가 떨어지는데다 은퇴를 선언한 조문주와 최경희 등 노장들에게 지나치게 집착했다. 특히 체력부족이 크게 드러났는데 유럽의 장신과 겨루기 위해서는 전 경기를 강압수비로 맞설 수 있는 체력을 갖추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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