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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1분기중 8만5천여가구 입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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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2면

주택시장이 장기 침체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아파트 입주 물량이 늘어나면서 전세시장도 동반 약세를 보이고 있다. 무주택 서민이나 집을 늘려 가려는 실수요자 입장에게는 상황이 좋아지는 셈이다.

요즘 입주를 앞둔 아파트 단지를 살펴 보면 취득.등록세를 내기 싫어 분양권 상태로 거래하려는 물건들이 쌓여 있다. 팔다 안되면 전세로라도 돌리겠다는 매물도 많다. 전세 수요자들은 이런 아파트를 찾아다니면 가격조건에 맞는 물건을 골라 잡을 수 있다.

중앙일보조인스랜드와 텐커뮤니티 조사에 따르면 다음달 중 전국에서 입주하는 아파트는 3만5천여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3월까지의 물량을 합치면 8만5천여가구나 된다.

서울은 갈수록 물량이 적어지는 대신 수도권과 광역시에서 대단지가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새해 벽두 서울에서 입주하는 아파트 가운데 가장 관심을 끄는 곳은 영등포구 당산동 삼성래미안이다. 1천3백91가구의 대단지인 데다 지하철 2호선 당산 역세권이어서 입지여건이 좋은 편이다.

33평형 분양가가 2억1천8백만원인데 현재 매매가는 4억3천만~4억8천만원으로 이 아파트 5개 평형 가운데 분양권 상승폭이 가장 크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영등포 일대는 30평형대 수요가 유난히 많은 편"이라며 "이 단지가 일대 아파트 시세를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전체의 25% 정도가 전세물건으로 나도는 것으로 추정된다.

다음달 수도권 가운데 물량이 쏟아지는 곳은 용인시다. 수지읍 신봉지구에서는 LG건설의 자이1차 1천9백90가구가 집들이를 시작한다. 대단지인 데다 요즘 수지 일대 아파트 값이 오른 데 자극받아 분양권 값이 올랐다. 그러나 물건은 넉넉한 편이기 때문에 매매든 전세든 구하기가 쉽다. 같은 곳에서 우남아파트 9백62가구도 입주를 준비하고 있다.

이밖에 용인은 동천지구에서 우미아파트 3백96가구와 대원써니밸리 6백27가구가 입주하고 고림동 영화아이닉스아파트 4백28가구도 다음달 완공되는데 대부분의 단지에서 전세물건이 많이 나돌고 가격도 약보합세다.

대구에서는 지난 여름 열렸던 아시아 유니버시아드 대회의 선수촌아파트가 입주한다.

임대와 분양아파트 합쳐 2천가구에 가까운 대단지이긴 하나 비인기지역이어서 분양권 시세가 낮은 편이다. 인근 동변공인 관계자는 "분양 당시 투자자가 많이 분양받은 때문인지 전세보다는 월세 물건이 많이 나돌고 있다"며 "31평형 전셋값이 8천5백만원 정도로 인근 지역 아파트에 비해 비싸지 않다"고 말했다.

내년 2월에는 서울 강남권과 양천구 등 인기지역에서 입주하는 아파트가 많다. 서초구 서초동의 롯데골드로즈 3백10가구에 이어 강남구 대치동에서는 대우아이빌 4백16가구가 주인을 만난다. 그러나 이들 아파트는 대부분 10~20평형대의 소형 투자상품이어서 주변 전세시장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수요자들은 양천구 신정동의 대림e-편한세상(3백91가구.2월 입주)와 마포구 현석동 현대홈타운(5백10가구.1월 입주) 등의 아파트에 관심을 기울일 만하다.

신정동 대림은 학군수요가 많은 목동권인데다 주거환경도 괜찮은 편이어서 중장기적으로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고 인근 중개업소들은 보고 있다.

마포 홈타운도 시내근접도가 뛰어나고 일대가 대단위 아파트 단지로 바뀌고 있는 지역이어서 실수요자들이 거주하기에 적합한 곳으로 평가된다. 다만 이들 단지는 올 상반기 아파트값 상승 바람을 타고 프리미엄이 많이 붙은 게 부담이다.

일대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다음 달말께는 입주하지 않을 투자용 물건이 매물로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므로 서둘러 계약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황성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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