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이자물기 바쁘다/금융비용 부담 82년 이후 최고/한은분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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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천원매출때 이자 57원,이익은 18원 뿐
기업의 금융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국내 제조업체들은 지난해 1천원어치를 팔아 그중 57원을 이자로 지출했으며 연간 지출한 이자총액은 10조원을 넘어섰다. 이같은 이자부담률은 82년 이후 10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또 기업들의 덩치는 커지고 있으나 이자부담이 커 1천원어치 매출에 이익은 18원에 불과했다. 한때 개선기미를 보이던 재무구조도 증시침체가 이어지면서 다시 악화되고 있는 형편이다.<관계기사 7면>
한국은행은 2일 전국의 2만5천8백83개 기업을 모집단으로 지난해 영업동향을 총체적으로 분석한 이같은 내용의 「91년도 기업경영분석」을 발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제조업체들의 금융비용은 10조4천4백58억원으로 전년보다 31.4%(2조4천9백49억원)나 늘어났다. 이같은 금융비용은 전체 매출액의 5.7%에 달하는 것으로 전년의 5.1%보다 0.6%포인트나 높아져 82년(6.6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자부담이 큰 폭으로 늘어 매출액에 대한 경상이익률은 90년 2.3%에서 지난해 1.8%로 떨어졌다. 경상이익률은 88년 4.1% 이후 매년 낮아지는 추세다.
증시침체로 주식시장에 자금조달이 어렵게 된 기업들이 금융기관차입에 많이 의존한 결과 제조업체의 자기자본비율도 전년보다 다시 1.4%포인트 떨어진 24.4%로 밀렸다. 총자본중 차입금비중도 지난해 44.6%로 계속 올라가고 있다.
제조업체 종업원 1인당 부가가치증가율은 16.9%로 전년보다 1.7%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시설투자에도 불구하고 근로시간이 줄어 1인당 매출액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또 1인당 인건비 상승률은 전년(19%)과 비슷한 18.9%로 부가가치증가율을 상회했다.
한편 국내 제조업체들은 지난해 내수활황과 노사관계 안정으로 17.6%의 매출증가율을 기록했다. 공장을 늘리고 자동화기계도입 등 설비투자가 확대된데 따라 유형고정자산도 17.1%(90년 18.8%)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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