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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최대 수석박물관 세운 불교미술가 이정량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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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수석은 말이 없지만 정서가 서려있고 역사를 품고 있으며 생명력도 영원합니다. 자연스럽고도 정아하고 짜릿한 감흥을 지닌 수석들을 공개, 깊이있는 휴식을 제공하고 싶었어요. 전통문화에 깊게 뿌리를 둔 난·도자기·고서화·목물·서각등도 함께 전시, 수석의 생명력을 고양시켜 보았습니다.』
경기도 이천∼장호원간 국도변 응암휴게소에 최근 국내 최대규모의 수석박물관을 열고 자신의 소장수석들을 일반에 완전공개한 이정량씨(51·불교미술가)는 수석이 우리문화에서도 가장 깊이있고 철학이 담긴 예술이요, 취미라고 강조했다. 연건평 1백30평의 박물관에 국보급 수석명품 10여점을 포함, 4백여점의 기암괴석들과 1백여점의 도자기, 2O여점의 고서화, 30여점의 동양란, 절구등 20여점의 전통목물, 정원석, 서각등 각종 문화유산들을 전시한 뜻은 전통문화의 올바른 계승은 이론보다 실물을 통한 느낌에서 이루어질수 있다는 자신의 신념에서 비롯됐다고 밝혔다.
『수석의 본령은 우리의 오랜역사에서 출발합니다. 조상들은 동양화의 사군자에 수석을 합쳐서 오군자라고도 했어요. 수석을 형·색·질로 평가하는 것은 일본에서 역수입된 완상태도입니다. 수석은 격·기·맥으로 가치를 평가해야 합니다.』 자신이 가장 아끼는 명품으로 남한강산 묵석인 「천여대관」을 비롯해 옥석 「천보구여」, 청석 「기」, 홍석 「연화춘정」,문경산 석회암 「선유동」, 묵석 「운근암」등을 꼽는 그는 이수석들은 언제나 즐겨도 싫증이 나지않아 가치를 평가하기조차 두렵다고 했다. 66년 고려대법대를 졸업한뒤 불교철학에 심취, 입산수도와 우유배달등 기행도 서슴지 않았다는 그는 텐트제조업등 사업을 하던 지난 76년 친구의 권유로 탐석을 시작해 현재 국내최고급 명품들을 가장 많이 소장하고 있는 수석수장가로 꼽히고 있다. 그는 탐석과 함께 사업도 잘되고 생활인으로 돌아왔다면서 수석이 취미생활은 물론 생활의 밑거름도 된다고 했다.
『우리의 수석은 세계적으로도 가장 뛰어난 가치를 인정받고 있어요. 관광상품으로 개발 해볼만 합니다. 탐석을 취미로 가진 사람도 수십만명에 이를 정도지요. 그러나 몰지각한 사람들이 남한강등 천혜의 수석산지를 마구 헤집고 훼손할때는 무척 안타깝습니다. 심지어는 건설중장비까지 들이대는 사람들까지 있어요. 일부 수장가들의 수석 독점태도도 고쳐져야할 것입니다.』
자신의 수석은 단 한점도 팔거나 선물할수 없다고 고집하는 그는 봄·가을로 한번씩 자신의 소장품외에도 기탁해오는 명품들의 초대전도 가질 계획이라고 했다.
【이천=배유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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