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오면 쇼핑 못하던 중국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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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서남부 아파트 단지 개발이 한창인 지역 중심에 위치한 이마트 인두(銀都)점. 이 할인점은 비가 오는 날이면 매출이 평일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다. 한국의 할인매장 매출 하락률 5~10%과 큰 차이다. 방문객의 주요 교통 수단이 한국의 경우 승용차이지만 중국 매장의 경우 자전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2005년3월 문을 연 이래 승용차를 이용한 방문객이 서서히 증가하고 있다. 상하이 중산층의 자동차 보급률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매장 신설 당시 점장을 맡았던 천병기 중국 이마트 부장은 "처음에는 자가용 방문객이 거의 없었으나, 현재는 평일에는 500대, 주말에는 700~1000대 수준으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 매장의 평일 방문객이 9000여명, 주말 방문객이 1만2000여명임을 감안할 때 자가용 이용률이 5.5%~8.3%에 달한다는 계산이다.


상하이 이마트 인두점에 진열된 물건들.

음식 문화가 발달한 중국인의 특성상 이 매장의 주요 매출 품목은 식품이다. 최근 들어 소비자 구매력의 척도라 불리우는 휴대전화 단말기가 매출 효자 종목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마트 인두점의 휴대폰 점포는 5개에 달한다. 그중 4개는 1층 문을 열고 들어가면 바로 만나는 가장 목 좋은 곳에 위치한다. 각 매장에서는 주로 800~900위안(96000~10만8000원)의 저가 단말기가 주로 팔리고 있으나 2000위안 이상의 고가 단말기도 많이 나가는 추세다. 한국과 달리 보조금 제도가 없는 중국으로서는 휴대폰을 구입할 때 가격을 모두 지불해야 한다.

할인점 2층 휴대폰 매장 판매원 쩡조우원씨는 "인기 모델은 2000위안대인 노키아 N70과 애니콜E390이며, 이 점포에서만 하루에 3~5개가 꾸준히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 매장을 열 때 신용카드를 이용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으나 현재는 10%정도에 달한다는 점도 급변하고 있는 중국 사회를 보여주는 일면이다.

현대자동차도 소비 특수를 누리고 있다. 2002년 10월 베이징시에 설립된 북경현대는 그해 12월 EF쏘나타를 런칭했다. 중국내 고소득층을 주 타겟으로 설정한 것이다. 북경현대는 사실상 진출 원년이라 할 수 있는 2003년 5만4348대를 생산, 5만1950대를 판매하는 성과를 보였다.


북경현대차 공장에서 직원들이 자동차 조립 작업에 한창이다.

그러나 주력 차종은 이듬해부터 생산을 시작한 엘란트라(아반떼)로 바뀌었다. 엘란트라는 판매 원년에 10만대 생산·판매를 돌파했다. 북경현대의 김태운 생산본부 부본부장은 "중국 시장 진출할 때 처음에 상위 소득층에서만 승용차를 구입하고, 이후 차상위 계층의 소득이 높아져 자동차 구매 계층이 확대될 것으로 판단했다"며 "현재까지는 그 전략이 적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회사 경영지원부 김현수 차장은 "자동차를 없어서 못판다고 보면 됩니다"라는 말로 중국 소비자의 자동차 구매 급증세를 표현했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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