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홍콩지,「94년 제2의 한국전」 시나리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경제파탄에 김정일 핵공격명령”/궁지몰린 측근 미 선제공습 거짓보고/식량배급 제도도 붕괴… 곳곳서 폭동
홍콩에서 발행되는 시사주간지 파 이스턴 이코노믹 리뷰지는 28일 배포한 최신호(6월4일자)에서 북한의 김정일이 오는 94년 겨울 경제파탄으로 인한 식량폭동과 군부로부터의 불신 등으로 궁지에 몰리게 돼 이미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로 한국과 주한 미군에 대한 핵공격을 감행,「제2의 한국전쟁」이 발발한다는 가상 시나리오를 게재했다. 이 잡지는 북한 핵문제에 관한 「1994년 10월」이란 특집기사에서 이같은 가상 시나리오를 실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1994년의 겨울은 북한의 인기없는 지도자 김정일에게는 절망적인 계절이 될 것이다.
지난 몇년간 심각한 불황끝에 북한 경제는 파산지경에 이르렀고 노동자들은 추위와 굶주림을 견디지 못해 전국 곳곳에서 폭동을 일으킨다. 전력부족으로 단전이 예사며 식량과 일용품의 배급제도는 거의 붕괴돼 버렸다. 북한군 장교들은 김정일의 군사지식 부족과 전반적인 통솔력 부족에 대해 불만을 토로한다. 그러나 김일성주석에 대한 변함없는 충성심때문에 장교들의 반항심은 당분간 억제된다.
이러한 암울한 상황속에서 한가닥 희망이 엿보인다. 그것은 한국 정부와 보호주의 성향이 강한 민주당 출신 미국 대통령간의 심각한 경제마찰로 인해 미국의 대한 군사공약이 의심스러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김정일의 안보담당 보좌관들은 만약 남쪽에 대해 선제 군사공격을 가하지 않으면 북한 정권은 이 세상에서 사라지게 되고 말 것이라고 강력히 진언한다. 이와 함께 핵무기 사용건의가 나온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저지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북한 과학자들은 그동안 비밀리에 구축한 지하시설에서 히로시마에 투하됐던 것과 같은 위력의 원자탄 12개를 만들만한 플루토늄을 생산해 두었다.
김정일은 핵무기를 사용한 선제 남한공격 문제에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가 마침 평양에서조차 식량폭동이 발생했다는 보고를 받고는 당황한다.
김정일은 핑계거리를 만들기 위해 해외주재 북한대사관 하나를 폭파하도록 명령하고 이를 서울쪽의 소행이라고 비난한다. 그는 한국에 대해 경제적 보상을 요구하면서 요구조건을 들어주지 않으면 북한인민들이 보복을 요구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평양의 군사 지도자들은 김정일이 자신감을 잃게 되지 않을까 우려,미국이 전술 핵무기로 북한의 핵시설에 대한 선제공격을 가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정보가 있다고 보고한다. 경험이 부족한 김정일은 공포에 휩싸여 서울주위에 집중 배치된 미군에 대한 핵공격을 명령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