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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이면 예술이 된다, 벽지 스티커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3호 23면

좌.데미안 허스트의 도트 페인팅을 닮은 ‘스위트 16’. 우.강렬한 느낌의 빨간색 도트 스티커. 

초현실주의의 대표적인 화가 르네 마그리트는 벽지 디자이너였다.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 르네 마그리트전에는 유쾌한 상상력에 기분이 좋아지는 마그리트의 그림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전시실 한쪽에 그가 디자인했던 벽지 샘플들이 놓여 있었다. 그가 생계를 위해 그렸다는 벽지와 포스터들은 작가의 재능이 듬뿍 담겨 있는 ‘생활 속의 예술’이라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이런 대가도 한때 참여한 벽지 디자인. 최근 한국의 인테리어에서도 벽지는 일종의 예술품으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그중 유명 작가의 디자인을 스티커 형태로 만든 벽지 스티커를 살펴봤다. 르네 마그리트의 벽지를 집 안으로 끌어들이지는 못해도, 벽지 위에 붙여 현대미술 작품 같은 효과를 내는 벽지 스티커가 최근 인기다.

미국 팝아트의 대표적 작가인 키스 해링, 영국의 아티스트 데미안 허스트의 도트 페인팅에서 디자인을 따온 블릭(blik) 제품이 그것이다.

키스 해링의 ‘댄서스’를 스티커로 만든 ‘댄서스-라인’은 해링 특유의 재치가 살아있는 작품. 그가 그린 캐릭터를 계단 옆 벽에 붙이면 마치 사람이 오르거나 미끄러지는 듯한 익살맞은 공간으로 꾸밀 수 있다. 해링의 작품은 “왕왕” 짖는 듯한 모습을 본뜬 강아지 캐릭터로도 스티커가 만들어졌다. 또 데미안 허스트의 도트 페인팅을 원용한 ‘스위트 16’은 16가지 색깔의 원 모양 스티커를 한 세트로 구성했다. 이 색색의 스티커를 일렬로 붙이면 심심했던 하얀 벽면은 하나의 작품이 된다.

미국의 가구 디자이너 찰스 임스의 디자인패턴 ‘크로스패치’도 스티커로 만날 수 있다. 다양한 크기와 색상의 사각형 패턴인 ‘크로스패치’를 벽면 위로 솟아오르는 듯 붙이면 패턴이 창밖으로 퍼져나가는 것처럼 보여 시원한 느낌을 준다.

키스 해링의 캐릭터를 이용한 스티커. 

또 빨강과 오렌지 두 가지 색에서 고를 수 있는 대형 도트 스티커도 있다. 마릴린 먼로의 입가에 점이 있어야 아름답듯, 단순한 공간도 강렬한 빨간색 도트 스티커 몇 장만으로 인상적인 공간으로 바뀔 수 있다.

현대미술 작품만 응용되는 것은 아니다. 블릭 스티커 중에는 나뭇잎을 담은 초록빛 타원 패턴 스티커도 있다. 또 퍼즐 조각처럼 생긴 ‘리브스(Leaves)’, 빨강ㆍ초록ㆍ오렌지의 숫자 모티프 등 종류가 여러 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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