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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GUIDE] 빔 벤더스 특별전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1호 14면

도시의 앨리스
주연 루디거 포글러, 옐라 로틀란더
110분/흑백/1973년

독일의 거장 감독 빔 벤더스의 초기작부터 최신작까지 대표작 10편이 28일까지 스폰지하우스(시네코아, www.spongehouse.com)에서 상영된다. 28일 이후에는 지방 순회 상영도 이루어진다.

빔 벤더스 ‘로드무비 3부작’의 시작. 길 위의 이미지를 포착하는 그의 시도는 ‘빗나간 행동’ ‘시간의 흐름 속으로’로 이어진다. 이 영화는 미국에서 독일로 돌아가려는 기자와 소녀 앨리스가 그녀의 할머니를 찾아가는 내용. 1945년 8월 14일생인 빔 벤더스는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전쟁의 패배를 정신적 외상으로 간직하는 동시에 미국 대중문화에 대한 동경도 가지고 있다. 이 영화에는 미국과 대중문화를 보는 그의 시선이 담겨 있다.

파리 텍사스
주연 해리 딘 스탠턴, 나스타샤 킨스키147분/컬러/1984년

빔 벤더스 영화 중 ‘베를린 천사의 시’와 함께 국내에 가장 잘 알려진 작품으로 84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빔 벤더스가 여전히 정처없이 길을 떠나는 인생을 사랑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영화다. 기억상실에 실어증까지 보이는 남자 트래비스가 아내 제인을 찾아 아들과 함께 길을 나선다는 이야기. 배경음악으로만 머무르지 않는 라이 쿠더의 슬라이드 기타 연주가 빔 벤더스의 이미지 위에 얹혀져 ‘파리 텍사스’를 완성시킨다.

베를린 천사의 시
주연 브루노 간츠, 오토 샌더
127분/흑백ㆍ컬러/1987년

빔 벤더스는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의 제안으로 할리우드에서 연출하기도 하지만, 그의 영화적 본질은 유럽이란 공간에 있었다. ‘베를린 천사의 시’는 82년 독일로 돌아온 빔 벤더스의 최고작 중 한 편이라 해도 손색없다. 천사와 인간의 시선을 흑백과 컬러의 대비로 보여주고 이를 통해 빔 벤더스는 영화에 대해, 독일에 대해 이야기한다. 87년 칸영화제 감독상 수상작. 이 영화는 93년 국내 개봉돼 예술 영화 붐을 일으키는 기폭제가 되기도 했다.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주연 라이 쿠더, 카를로스 곤살레스
105분/컬러/1999년

국내에서도 쿠바 음악 열풍을 불러온 뮤직 다큐멘터리. 빔 벤더스는 자신의 영화 ‘파리 텍사스’와 ‘폭력의 종말’의 음악을 담당했던 라이 쿠더를 중심으로 걸작의 다큐멘터리를 만들어냈다. 라이 쿠더가 쿠바의 유명 뮤지션을 모아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이라는 앨범을 녹음하는 과정을 담았다. 이 작품 이후 빔 벤더스는 극영화 ‘밀리언 달러 호텔’을 연출하기도 했지만 음악영화에 관심을 쏟았다. 쿠바 음악의 진정한 매력을 엿볼 수 있는 작품.

돈 컴 노킹
주연 샘 셰퍼드, 제시카 랭
122분/컬러/2005년

‘파리 텍사스’와 무척이나 닮은 영화. 작가이자 배우인 샘 셰퍼드와 재회한 것만으로도 반가운 작품이다. 퇴물 스타의 가족 찾기 여정을 빔 벤더스의 장기인 로드무비 형식으로 그렸다. 술과 마약, 여자와 스캔들로 점철된 삶을 살아온 중년의 스타가 뒤늦게 가족과 인생을 되돌아보고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환갑을 훌쩍 넘긴 노장 감독의 여유가 돋보이고 스크린에 선보이는 이미지가 아름답다는 점에서도 주목해 볼 만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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