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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어진 대세… 이 후보 득표율 관심/막판 표다지기 민주경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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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들러리”여론 의식 비호남 신민계 공략/DJ는 65% 자신감속 “화합·축제”강조
민주당의 전당대회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김대중·이기택 두 대표가 맞붙어 김 대표의 승리가 확실한 게임임에도 불구,민주당은 경선과정의 모양내기에 여념이 없다.
김 후보는 성패와 관계없이 주변의 지지세력을 확인하는 과정으로 경선을 적극 활용하고 있고 이 후보는 양김 구도청산을 내걸고 있으나 메아리는 별로 들려오지 않는다.
○…김대중후보측은 대의원 수의 6대 4정도 우세를 지키는 신민계의 이탈방지를 기본득표 전략으로 삼고있다.
자기 몫만 챙겨도 아무걱정이 없을 뿐 아니라 민주계로 분류된 지구당 위원장들마저 상당수가 김 대표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형편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특별히 실수하지 않는한 대의원 65%에 가까운 득표를 하지 않을까 김 후보측은 기대하고 있다.
김 후보가 보다 신경쓰는 대목은 가급적 각 지역에서 고른 득표율을 보였으면 하는 점이다. 지역당의 이미지 탈피야말로 그에게 가장 시급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 후보는 자파 측근들에게 『민주계를 자극하지 말라』는 지시를 했으며 민자당 전당대회를 반면교재로 삼아 이번 전당대회의 일차적 목표가 화합과 축제분위기에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김 후보는 스스로 23일까지 대의원들은 물론 지구당 위원장들조차 직접 만나지 않는 여유를 보이고 있다.
대신 김 대표 참모들이 두더지식 표다지기를 하고 있다. 권노갑·한화갑·한광옥·김옥두씨 등 측근들은 시·도 개편대회 때 지역을 분담,이미 한차례 표를 점검한바 있고 21일에는 시·도 책들에게 회식비도 내려보냈다.
○…이기택후보진영은 이 후보 본인과 핵심참모들이 들러리 경선이라는 외부의 시각에 무척 민감하게 반응하며 「해볼만한 게임」이라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
핵심참모들은 자파 대의원 비율이 35% 정도에 불과하지만 득표율은 40%를 넘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조직의 열세를 양김 구도청산 논리와 바람이 어느정도 커버해줄 것이라는 기대아래 비호남권의 신민계 대의원들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핵심참모들은 민주계 표가 상대적으로 응집력이 약한 것은 사실이지만 3·24 총선의 실패가 오히려 위기위식을 불어넣어 결집력을 강화시켜줄 것이라고 말한다.
무려 7시간30분동안이나 열띤 토론을 벌였던 20일 저녁 민주계 지구당 위원장 모임에서 이들은 전의를 가다듬었으며 이날 공식회의 종료 후에도 호텔에서 밤을 새우며 이 대표 참석하에 지역별 대의원들의 그룹미팅을 가졌다.
이 후보 진영은 김 후보와는 달리 이 대표가 직접 지구당위원장급들을 면담,적극적인 설득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민주계는 투표 전날인 25일 저녁 자파 대의원 전원이 참석하는 전야제를 열어 마지막 단합을 과시하려 했으나 김 대표측에서 강한 제동을 걸어 성사여부는 불투명한 상태.
이 대표 진영은 비호남권 대의원들에게는 양김 대결의 폐해를,호남권 대의원들에게는 김 대표에게 몰표가 나올 경우 민주당은 또 다시 지역당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라는 점을 설득하고 있다.
이 후보가 과연 40%까지 득표할 수 있을 것인가에 관심이 집중돼 있다.<박병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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