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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 당선자] 한나라 텃밭서 당선된 무소속 엄태항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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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치러진 봉화군수 재선거에 무소속 엄태항 후보가 당선이 확정되자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손을 번쩍 들어 올리며 환호하고 있다.(봉화=연합뉴스)

"군민들의 자긍심을 확인한 승리였습니다."

한나라당의 텃밭인 경북지역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기호 1번을 제친 엄태항(59) 당선자는 "이번 선거가 한나라당 군수 후보가 아닌 대통령 후보와의 싸움이었다"며 선거운동 과정의 어려움을 털어 놓았다. 군수 선거를 지원하기 위해 한나라당의 유력 대권 후보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의 호소도 봉화에선 통하지 않았다.

엄 당선자는 이번 당선으로 민선 1, 2대에 이어 세 번째 임기를 맞게 됐다. 그것도 모두 한나라당 아닌 무소속으로 세 차례 당선되는 뚝심을 과시했다. 지난해 지방선거 패배의 아픔도 말끔히 씻어냈다. 그래서 벌써부터 엄 당선자가 민선 5선의 꿈을 이룰 발판을 마련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그는 두 차례 임기 이후 지지율이 높았지만 출마하지 않았다. 엄 당선자는 쉬는 4년 동안 군수 재임 중 얻은 목 디스크를 치료하고 미국에 체류하며 영어를 공부하는 등 자신을 재충전했다. 재임 중 돈을 많이 써서 다시는 군수를 하지 않겠다며 봉화에 땅 6000평을 매입해 약초인 당귀 농사를 짓기도 했다는 게 본인의 설명이다.

그러다 지지자들에 떼밀려 지난해 지방선거에 출마했고, 다시 이번 재선거에도 막판에 후보로 등록했다.

"선거를 통해 빚어진 갈등을 하루빨리 치유하고 지난 1년간 정체된 군정도 활력을 되찾도록 하겠습니다."

엄 당선자는 부부 약사 출신으로 지금도 봉화에서 가장 규모가 큰 약국을 경영하고 있다.

봉화=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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