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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한마디] "불법유턴하는 운전자 보험사기꾼들의 목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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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금융감독원 김성삼(51.사진) 조사2팀장은 지난 한 해 동안 159건 5497명의 보험사기범을 적발해낸 금감원 보험조사실의 주역이다. 2003년 그를 비롯한 금감원 직원들이 자체적으로 만들어낸 컴퓨터 소프트웨어 '보험사기 인지시스템'으로 보험사기 적발 실적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컴퓨터에 보험사기 혐의자의 주민번호를 입력하기만 하면 피해자와 공범 혐의자 등 주변 인물 수십 명이 한꺼번에 검색될 뿐만 아니라 범죄 연루 가능성 지수까지 나타나도록 한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 덕분에 2003년 21건(757명)에 불과하던 보험사기 적발 실적은 2004년 114건(2576명)으로 450% 가까이 뛰었다. 2005년에는 다시 133건(4171명)으로 늘어나는 등 해마다 높은 적발 실적을 올리고 있다.

그는 최근 들어 보험사기꾼들의 수법이 날로 지능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특히 "고의적으로 자동차 사고를 일으켜 보험금을 편취하는 사고가 급증, 일반 운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교통법규를 위반하는 운전자들은 언제든지 이들의 표적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음주 운전자나 불법 U턴 운전자들은 보험사기꾼의 주된 범행 대상이다. 보험사기꾼들은 유흥가에서 음주운전을 하는 차량을 기다렸다가 고의로 들이받거나, 불법 U턴 차량과 접촉사고를 낸 뒤 교통법규 위반을 약점 삼아 거액의 합의금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또 경미한 사고를 내고 구두로 합의를 본 뒤에 상대 차량을 뺑소니로 신고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사고 처리를 미흡하게 하는 운전자를 범행 대상으로 삼는 것이다. 좁은 골목길 불법 주.정차된 차량들 때문에 통행 차량들이 어쩔 수 없이 중앙선을 침범하는 약점을 노리고 고의로 사고를 내기도 한다.

김 팀장은 이 밖에 ▶주택가 주변 일방통행 도로에서 역주행 ▶횡단보도 통과 시 주의하지 않을 때 ▶차선을 급하게 바꾸는 운전자 ▶좁은 골목길에서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때가 사기꾼의 타깃이 된다고 전했다. 그는 "보험사기로 의심되면 금융감독원이나 손해보험협회 등에 신고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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