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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모택동 추모"열풍"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내년 탄생 100주년>
마오쩌둥 열기가 다시 중국을 휩쓸고 있다.
모를 찬양하는 송덕가 레코드와 카셋이 최다 판매고를 기록하고 모에 관한 각종 서적들이 연속베스트셀러가 되는가 하면 모의초상이 새겨진 배지가 국민들 사이에「생명과 재산을 지켜주는 부적」으로 애용되고 있다.
아시안 월스트리트저널지의 북경특파원은 최근『모는 신격화되고 있으며 그에 대한 열기는 엘비스 프레슬리를 능가하고 있다』며 중국사회에서 열병처럼 번지고 있는「모 열풍」을 소개했다.
다음은 4월24일자 이 신문의 기사요약·「중국의 붉은 별」「동방홍」으로 지칭되는 마오쩌둥 탄생 1백주년을 한해 앞두고 모를 기리는 열기가 중국전역에서 일고 있다.
모 주석의 치적을 찬양하는 송덕가 「동방홍」(The Red Star)레코드는 중국전역에서 이미 4백 만장의 판매실적을 올려 사상최다 판매고를 기록했으며 레코드를 구입하려는 인파가 곳곳에 줄을 잇고 있다.
뿐만 아니라「지지 않는 붉은 태양」「모 주석 어록가」등과 같은 카셋도 골든 디스크 못지 않은 흥행실적을 올리고 있다.
모에 대한 열기는 모의 생가를 찾는 방문객이 급증하고, 모에 관한 각종 서적들이 베스트셀러를 차지하고 있는 사실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중국의 성지로 꼽히는 호남성에 있는 모의 생가는 60, 70년대 이후 방문객 수에서 새로운 기록을 나타내고 있고 천안문 광장에 위치한 모 기념관은 연평균 방문객수가 무려 5천만평을 육박하고 있다.
『외국인이 본 모택동』등 모에 관한 서적도 1백종 이상이 발간됐고 이들 서적들은 최근 몇 년 사이 판매고 면에서 베스트셀러로 꼽힐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모의 초상이 새져진 배지가 택시기사 등 서민근로자 등은 물론 고교생들 사이에서조차「잡귀를 물리치고 생명을 지켜주는 부적」으로 여겨지고 있는 현실은 모가 추앙 받는 정치지도자로서의 차원을 넘어 신격화되고 있음을 잘 나타내 주고 있다.
이 같은 「모 열풍」에 대해 중국당국은 『혁명지도자와 공산당, 그리고 사회주의에 대한 깊은 이해의 표현』 『4대 기본원칙에 대한 뜨거운 지지』(차이나 데일리)라고 설명하고 있다. 모에 대한열기는 곧 당과 사회주의에 대한지지라는 것이다.
그러나 일방서민들은 당국의 이러한 정치적 해석에도 불구, 모에 대한 자신들의 「신앙」은 모가 보여준 신통력에 근거하고 있다고 믿는다.
89년 천안문사태 당시 천안문 광장에 걸려있던 모의 대형 초상화가 훼손된 직후 청명한 하늘이 모래폭풍으로 깜깜해지고 돌풍이 몰아치며 나무들이 요란한 소리를 낸 것은 모가 분노를 표시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갖가지 악령에 시달리던 복건성의 한 여성이 모의 초상이 담긴 배지와 부적을 몸에 지니고 다니면서부터 정상을 되찾았다는 최근 보도 역시 모의 신통력을 보여준 것으로 믿고 있다.
이들은 모가 생존시 자본가들에게 행한 가혹한 박해에도 불구하고 모를「부의 신」으로까지 추앙하고 있기도 하다.
이 때문에 상해에서 발행되는 문응보 등 유력 일간지들은 모에 대한 열기를「동방홍심리」(Red Star Psychology)라고 지칭하면서 연일 특집을 게재하고있다.
일부 교수들은 이 같은 현상이 일어난 원인으로 가치관의 혼돈을 지적하고 있다. 60∼70년대 선으로 믿었던 자기희생·집단주의·이상주의 등이 80년대 이후 급속도로 무너지면서 개인주의와 물질만능주의로 대체됐고 이 과정에서 느끼는 가치관의 혼돈이 모를 그리워하게 한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천안문세대 등 젊은 층은 대중들이 모에 대한 지지와 열기를 표명하는 것은 현 지도체제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근로계층 사이에서 모에 대한 향수가 더욱 팽배해 있는 것은 현 지도부에 대한 민심이반 현상으로 보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인플레라는 것은 존재하지도 않았고 자신의 일자리가 보장됐던 모시대가 부패와 부정으로 얼룩진 현 체제보다 낫다고 평가하고 있으며 바로 이 같은 불만들이 모에 대한 향수로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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