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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위 중도파 바이루 '캐스팅 보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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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프랑스 대선 1차 투표가 끝난 22일 첫 출구조사 발표에서 대중운동연합(UMP)의 사르코지 후보가 경쟁자인 사회당의 루아얄 후보를 누른 것으로 나타나자 당원들이 당사에서 환호하고 있다. 사진에 보이는 대형 화면에는 잠정 집계 결과 사르코지 후보가 29.6%, 루아얄 후보가 25.1%를 얻었다는 1차 출구조사 결과가 표시돼 있으나 최종적으로는 각각 31.2%와 25.9%를 득표했다. [파리 AFP =연합뉴스]

프랑스 대선이 결선 투표로 이어지면서 1차 투표에서 3위로 탈락한 중도 '프랑스 민주동맹(UDF)'의 프랑수아 바이루에게 시선이 쏠리고 있다. 그가 얻은 700만 표(득표율 18.6%)의 향배가 신임 대통령 선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 3위 표의 향배가 관건=언론들은 1차 선거가 끝나자마자 바이루와 측근들에게 "5월 6일 결선투표에서 누구를 선택할 것이냐"는 질문 공세를 펴고 있다. 우파 대중운동연합(UMP)의 니콜라 사르코지 후보와 좌파 사회당의 세골렌 루아얄 후보는 중도파인 바이루를 서로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려고 안간힘이다.

사르코지의 대변인인 자비에 베르트랑은 "UDF는 UMP와 맥을 같이하는 우파 정당으로, UDF 창당자인 지스카르 데스탱도 사르코지를 지지했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사회당의 로랑 파비우스 전 총리는 "바이루를 찍은 유권자는 대부분이 좌파 성향"이라고 응수했다.

바이루로서는 어느 쪽의 손을 들지 않기도 쉽지 않다. 다음 선거에 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바이루 지지표는 루아얄 쪽으로 더 많이 흘러갈 것으로 보인다. 바이루는 원래 중도 우파지만 이번 선거를 기점으로 중도 좌파 성향으로 돌아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루아얄은 좌파지만 기존의 사회당 후보보다는 중도에 더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강경한 이미지인 사르코지보다는 중도 좌파 성격의 루아얄이 바이루 지지자들에게 심정적으로 더 가깝다는 것이다.

◆ 탈락 좌파 5명 루아얄 지지 선언=탈락한 나머지 후보 10명의 거취도 관심거리다. 올리비에 브장스노 등 5명의 좌파 후보는 일제히 루아얄 지지를 선언했다. 그들은 사르코지를 '위험한 정치인'이라고 비난하면서 반사르코지 연대를 제안하고 있다. 그들이 얻은 표는 모두 합해 10%에 불과하지만 일단 분위기에서는 루아얄에게 큰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극우파 르펜의 표(10.4%)는 그의 지지 여부와 관계없이 우파인 사르코지 쪽으로 향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러나 극우파는 사르코지가 이민 2세라는 점을 들어 대통령감이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 그 때문에 르펜의 지지 표명이 없을 경우 예측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 결선투표 역전 전례 많아=사르코지는 1차 투표에서 비교적 여유있게 루아얄을 따돌렸지만, 아직 샴페인을 터뜨리기는 이르다. 1965년 이후 프랑스에서 치러진 7번의 대선 중 세 번은 1차 투표 2위 후보가 결선에서 역전했기 때문이다. 74년 사회당의 프랑수아 미테랑 후보는 UDF의 지스카르 데스탱을 1차에서 앞섰지만 2차에선 무릎을 꿇고 말았다. 7년 뒤 선거에서 둘이 다시 맞붙었을 때는 반대였다. 데스탱이 1차에서 1위를 했고 미테랑이 결선에서 역전승했다.

파리=전진배 특파원

◆ 프랑스 대선 결선투표=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1, 2위 득표자가 결선에 진출해 최종 승자를 가린다. 5월 6일 실시되는 결선에서는 다득표한 후보가 대통령 당선자로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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