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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강북약」 올해는 깨질까|대통령배고교야구 4반세기 발자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명 승부의 산실이며 숱한 스타들을 배출, 4반세기동안 한국야구사의 큰 획을 그어온 대통령배고교야구대회가 고교야구팬들의 설렘 속에 드디어 25일 동대문구장에서 팡파르를 울린다.
해마다 고교야구의 시즌을 여는 대통령배대회는 그 동안 향토애·모교애를 통해 팬들을 매료시켜온 최고권위의 대회로 자리잡았다.
25년간의 파란만장한 발자취와 올해대회를 전망한다.【편집자주】
현재 한국야구 최고봉인 프로일선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코치들은 물론 실업 및 대학선수·지도자들 중 대통령배와 인연을 맺지 않은 야구인은 거의 없다.
그러나 25년간 은빛 영롱한 대통령배를 거머쥔 팀은 모두 12개교 뿐으로 진정한 강자 만이 이 컵을 소유할 수 있었다.
대통령배대회와 가장인연이 깊은 팀은 경북고교.
지난 65년 창단된 경북고교는 창단 3년만에 1회 대회 우승을 차지하면서 무려 여섯 차례나 우승, 대통령배와 뗄 레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었다.
경북고교는 1, 2회 대회 우승과 함께 4, 5, 6회 대회 때 연거푸 정상에 올라 경이적인 3연패의 위업과 함께 최다우승팀의 영예를 현재까지 누리고 있다.
경북고교의 3연패 신화 뒤에는「다이아몬드의 제갈공명」이라고 불린 고 서영무 감독의 지략과 뛰어난 통솔력, 좌완 괴물투수 임신근(91년 작고)을 비롯한 조창수(LG코치), 정현발 (태평양코치)등 기라성 같은 선수들이 있었다.
8회까지 주로 영남권에서 맴돌던 대통령배는 75년 고교야구 최초로 3연 타석 홈런을 터뜨린 김윤환이 이끄는 광주일고가 경북고교 신화에 종지부를 찍음으로써 호남 벌로 옮겨갔다.
광주일고에 이어 김성한(해태)을 앞세운 군산상고가 9회 대회에서 패권을 차지함으로써 호남야구의 중흥을 가져오는 계기를 마련했다.
77년 11회 대회에서는 김경문(전OB)을 주축으로 한 공주고가 읍 단위 학교로서는 처음으로 전국규모대회를 석권하는 쾌거를 이룩한 후 대통령배는 춘추전국시대를 맞았다.
충청권에 첫 우승을 안겨줬던 대통령배는 78년 양상문(태평양)이 이끄는 부산고교에 안겼다가 10년만에 선린상고에 돌아갔다.
80년 대회 결승에서는 선동렬의 광주일고와 이순철(이상 해태)이 이끄는 광주상고가 결승에서 맞붙은 끝에 광주일고가 5년만에 정상을 탈환, 광주시민들의 대대적인 환영을 받기도 했다.
군웅할거시대인 80년대에 들어 대통령배는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다가, 85년도에 박형렬(OB) 김동수(LG)의 황금배터리를 보유한 서울고가 6회 대회 이후 6년만에 2연패를 이룩했으며 김동수는 임신근·남우식(이상 경북고교)이래 세 번째로 2년 연속 최우수선수 상 (MVP)을 수상했다.
이후 대통령배는 조규제(쌍방울)가 활약한 군상상고(86년)를 거쳐 북일고와 광주상고에 안겼다.
지난해 경남상고를 노크한 대통령배는 올해전력이 뛰어난 서울 팀에 미소를 보내고 있으나 정작 마음을 준 팀은 다른 팀에 있는지도 모른다.
그만큼 대통령배대회는 실력 외에 변수가 항상 작용, 이제까지 파란의 역전드라마로 주인공을 가려왔다.<장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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