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육상연맹 "100m 한국신 인정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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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육상 남자 100m 무더기 한국신기록 해프닝(본지 4월 17일자 29면)'이 다시 표면으로 올라왔다.

한국대학육상연맹(회장 맹용재)은 19일 대한육상경기연맹(회장 신필렬)이 기록 측정 기기 작동에 오류가 있었다는 객관적 증거를 찾을 때까지 한국신기록을 인정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한육상연맹은 일단 기록을 보류하고 대학연맹과 함께 기기 오류 여부를 규명하기 위해 육상인 및 기기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를 구성키로 했다.

16일 경북 안동에서 벌어진 대학선수권대회 남자 100m 준결승에서 손해성(동아대).박평환(조선대).조영욱(한국체대)이 각각 10초24.10초29.10초31에 골인, 28년간 깨지지 않고 있는 한국기록(10초34)을 무더기로 경신했다. 그러나 대한육상연맹은 전자총 감응 시스템의 오작동으로 인한 것으로 추정하고 기록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결승에서는 10초72(손해성.조영욱)와 10초73(박평환)을 기록, 우승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대학연맹 측은 이날 "기기가 오작동했다는 물증이 없다"며 대한육상연맹에 기록 인정을 요구했다. 대학연맹은 전자총 프로그램 공급업체인 미국 코비스사가 보내온 '계측 장비에 오류가 없었다'는 확인서도 공개했다.

김복주 대학연맹 전무는 "신기록은 평생 한 번 세우는 것이다. 남자 멀리뛰기의 마이크 파월(미국)이 평생 칼 루이스(미국)에게 뒤져 있다가 1991년 도쿄세계선수권에서 8m95㎝의 '깜짝 놀랄' 세계신기록으로 우승했다. 그 뒤로 파월은 거의 8m도 뛰지 못했지만 세계기록은 아직도 요지부동"이라고 말했다.

대한육상연맹은 "기록 공인 여부는 기기 오작동 규명 작업을 한 뒤 추후 결정할 방침"이라고만 밝히고 있다.

신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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