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세계최악을 면하려면(사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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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6일 발표된 91년도 보건지표는 교통사고사가 인구 10만명당 31.8명꼴로 사망원인 가운데 으뜸임을 보여주고 있다. 이같은 사망률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것이다. 이는 새삼스러운 통계는 아니다. 이미 10여년전부터 우리나라의 교통사고율은 세계 제일을 기록해 왔다.
이 문제를 어디에서부터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 우리나라의 교통사고율이 이렇게 높은데는 여러가지 원인들이 얽히고 설켜 있는 것이어서 한두가지로 해결책을 제시할 수도 없고 하루아침에 눈에 띄는 성과가 드러날 해결책을 마련할 길도 없다. 또 해결책을 몰라서 해결못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해마다 마찬가지인 이러한 세계최악의 수치를 어쩔 수 없는 것으로 그냥 방치해선 안되겠다는 점이다.
우선 손쉬운 것부터,큰 예산과 오랜 시일이 필요치 않은 것부터 해결해 나가자. 우리는 그 가운데 하나가 운전면허와 교통교육제도의 개선이라고 생각한다. 현재의 운전면허제도는 그저 떨어뜨리기 위한 시험일뿐 운전숙달이나 사고예방을 위해서는 도움이 되지않는 제도라는게 운전면허를 획득한 사람들의 한결같은 의견이다.
그런데도 당국은 왜 빨리 제도개선을 하지 않는가. 운전시험은 하루빨리 실제의 도로주행 시험위주로 바뀌어져야 한다. 그 내용에 있어서도 안전벨트는 제대로 매는가,뒷거울은 올바로 위치해 놓고 운전을 하는가,차선을 바꿀 때는 지켜야할 규칙을 올바로 지키는가 등등의 사항을 단순히 차를 움직이고 세우는 기술 못지않게 중시해야 한다.
운전자들중에는 과연 교통규칙을 제대로 알고나 있는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로 태연히 규칙을 어기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다. 처음부터 교통규칙만 철저히 몸에 배게 해도 교통사고율은 크게 낮아질 수 있을 것이다.
운전면허시험때 필기시험으로 치르는 현행 교통규칙 등에 대한 시험으로는 실효가 없다. 필기시험은 자동차구조에 관한 것으로 국한시키고 규칙에 관한 것은 도로주행시험때와 면허발급때의 상세한 시청각 교육을 통해 면허취득자가 충분히 알도록 해야 한다.
접촉사고때의 시비내용을 들어보아도 기본적인 규칙마저도 모른채 그저 남이 잘못했다고 우겨대는 경우가 태반이다. 교통규칙에 대한 시험과 교육에 문제가 있음을 입증해주는 단적인 보기다. 보행자의 교통규칙 위반등 사고위험에 대한 무지도 큰 문제다. 초·중·고교 교육과정을 통해 어릴 때부터 사고의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교육의 필요성이 절실하다. 우리는 운전면허제도와 교통규칙 교육에만이라도 당국이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이면 사고를 상당히 줄일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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