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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스 홉킨스 통신(6)-김미선(존스 홉킨스의대 방사선암과 교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의료기술의 발전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빠른 것 같다. 조금 과장하면 앞으로 10년 후에는 도대체 얼마나 놀라운 의료기술이 나올지 필자는 지금 감치상상이 안 된다.
최근 존스 홉킨스 병원방사선과에서는 환자의 몸 안에 있는 암의 모양·위치·크기를 방사선 촬영을 통해 3차원의 영상으로 재현해내는 기술을 컴퓨터를 이용해 개발했다. 이 기술은 기존의 컴퓨터로 단층 촬영한 영상을 다시 컴퓨터를 이용, 계산해 인체 내에서의 암 위치를 정확치 나타내주는 것이다.
아직 초기단계의 성공이기에 완벽하지는 못하지만 앞으로 이런 3차원의 기술은 수술하기 전에 수술계획을 하거나 치료계획을 세우는 외에도 수술적 처치와 암의 방사선 치료 등에 엄청난 영향을 주어 수술성공률과 치료율을 높여줄 것이 확실하다.
필자가 연세대의대 재학시절 한국에 처음 소개된 컴퓨터 단층촬영기를 보았는데 이곳 미국에서 전공의 생활을 시작할 때 자기공명영상장치(MRI)의 출현으로 한 단계 더욱 발전하는 것을 보았고 이제는 곧이어 3차원 영상을 통해 진료하게 된 것이다.
이미 몇몇 미국병원에서는 밴타 교수 등이「의료진단 기술 발전의 극한」이라고 표현했던 필름 없는 방사선과를 이룩해 방사선사진을 사용하지 않고 있고 가까운 장래에 병원에서의 X레이 필름이 추방될 것이라는 조짐이 보이고 있다. 병원과 법원 사이가 컴퓨터망으로 연결돼 다른 병원에까지도 영상을 보낼 수 있게 된다고도 한타. 컴퓨터와 전자제품의 기술혁신과 함께 의료기술 및 의학을 중심으로 한 생명과학의 발달은 앞으로의 기술발전에 핵이 될 것 같다.
우리 나라의 병원에서도 최소한 컴퓨터 단층촬영과 MRI는 생소한 것이 아니다. 가까운 장래에 서울근교에 여러 대형병원이 들어서고 국립암센터도 생긴다는 소식을 모국신문에서 보았다. 아마도 국립암센터 같은 곳은 우리나라의학의 최첨단 기술을 수용할 기관일 것으로 생각된다. 2∼3년 후에 개원한다 하니 설립준비가 많이 진행됐을 것으로 생각된다. 미국 국립암센터 정도의 의학연구와 기술 개발 능력을 기대하면서 제대로 투자해 치료기술 뿐 아니라 새로운 첨단의료기술을 우리 나라에서도 최초로 개발할 수 있기를 바란다. 한국의 두뇌에 의해 개발된 의료기술이 미국 같은 곳에도 쓰일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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