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박용구-음악 평론가|자녀와 함께 공연을 보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내게는 값진 시간도 당신에게는 시간 낭비일수있다. 그래서 현대는「가치의 다원화시대」라고 하는 모양이다.
그 다원화를 부추겨 온 것이 무시무시한 정보의 홍수라는 사실은 누구나 느끼고 있다. 오늘날 우주 공간은 음악 정보로 그득하다. 라디오 스위치 하나면 무슨 음악이든 원하는대로 선택할 수 있고, TV·비디오로 그 연주 광경까지 보고 즐길 수 있다.
오히려 위험은 그「자유로운 선택」에 도사리고 있다. 주체적인 시민 사회의 한 사람으로서 책임질 수 있는 선택이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닌 까닭이다. 특히 청소년들의 경우는.
「뉴 키즈」소동에서도 보았듯이 그 선택의 잘못은 건강을 해치며 심지어 죽음을 부를 수도 있다.
의학적 전문 지식이 박약한 나는 잘 모르지만 사람에게는 생체 전류가 흐르고 있어 심전도나 뇌파의 그래프를 보면 건강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고 한다. 그 리듬 곡선이 고르지 못하면 건강체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 지나친 흥분 내지 광란상태를 조장하는 음악은 그 생체 전류를 교란시켜 전자장을 파괴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따라서 마약 중독자처럼 탈혼 상태로 몰고가 사고 정지를 초래할 수도 있다니 얼마나 심각한 일인가.
자녀를 둔 학부모, 특히 심신을 해치는「막된 대중 음악」에 탐닉하는 자녀 때문에 위기를 느끼는 학부모라면 당장 자녀와 함께 공연장 나들이부터 나설 일이다. 실제로 경험한 적도 없으면서 무조건 재미없고 따분할 것이라는 선입견을 가졌기 십상인 음악·무용·연극 공연장에서 자녀가, 아니 온 가족이 뜻밖의 즐거움을 찾게 됐을 때 그것이 얼마나 값진 선택이었는지 두고두고 되새기게 될것이다.
그것을 계기로 온 가족이 자신들과 무관하게 여겼던 언필칭「고급문화」의 참맛을 알게 되는 것만 해도 엄청난 수확이려니와 부모와 자녀의 대화는 또 얼마나 풍부해질 것인가.
저질 대중 문화의 홍수 속에서도 진지한 관심을 갖고 찬찬히 살펴보면 가정과 사회의 건강을 회복시키는 자양분이 됨직한 공연 현장들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지금부터 문화 예술 정보에 귀기울여보라. 그리고 선택하라.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