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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불친절 기사만 탓할 수 있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지금까지 여러 보도 매체들을 통해 택시 기사들의 횡포에 대한 많은 보도를 접하여 왔다. 그러나 하나같이 택시 기사들의 횡포만을 다루었지 그 원인을 심층적으로 보도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택시 기사들은 승객이 한 사람이면 태우고 두 사람이면 망설이고 세 사람이면 지나친다. 이것은 두 사람 이상이면 합승이 곤란하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잘 태우지 않는데 이는 언어 소통이 어렵고 그들에겐 미터 요금이 생활화 돼 있어 우리의 타협식 요금 행태에 대해 불평이 많고 고발까지 서슴지 않기 때문이다.
또 남보다 먼저 손님을 태우기 위해 교차로 등에서 교통 경관이 없으면 신호를 무시하기가 일쑤다.
이런 불법·편법 영업 행위는 현 택시 제도의 모순에서 연유하는 바 크다,
첫째 하루 빨리 월급제를 도입해야 한다. 법규에 정한대로 영업을 하다 보면 생계 유지가 곤란하기 때문이다.
둘째 택시 요금을 현실화해야 한다. 85년에 6백원하던 기본 요금이 현재 7백50원 한다는 것은 물가 상승률에 비해 너무도 미미한 것이다. 시장에 가는 주부 4명이 합승하면 버스요금보다 싸게 먹히는 식이니 가까운 거리도 택시를 이용하고 중·고생들까지 등·하교길에 택시를 이용하는 것이다.
셋째 요금 제도도 개선되어야 한다. 현재 45∼50% 선인 기본 요금 대비 주행 요금 비율이 70∼80%선이 되어야 하며, 시간·거리 병산제는 기사가 정체를 걱정하지 않을 만큼 조정되어야 한다.
넷째 대중 교통 수단을 활성화해 자가용의 무제한적 확대를 막아야 한다.
이상의 제안들이 현실화되어 택시 기사들도 웃으면서 승객을 태울 수 있는 날이 하루 빨리 왔으면 한다. 호태화(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파장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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