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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학 운동 녹색 운동|"풍요로운 삶의 터전 추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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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한 과학 기술이 오히려 삶을 각박하게 하고 삶의 터전인 자연을 파괴하는 부조리」를 비판하며「보다 인간적인 과학 기술 문명」을 강조하는 신과학 운동과 녹색 운동의 신사조가 정기 간행물 출판 활동을 통해 국내에도 본격 확산되고 있다.
일반에는 아직까지 생소한 신과학 운동을 대중화하기 위해 최근 창간된 계간『과학 사상』(범양사 간)은 국내 최초의 신과학 운동 교양 잡지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과학 사상』은 신과학 운동을 연구해 온 교수들의 독서 모임인「과학 사상 연구회」를 이끌어 온 김용준 교수(고려대)가 범양사 대표인 이성범씨와 함께 창간 한 것으로 과학 사상 연구회원인 교수들이 편집위원과 필진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 책은「과학·철학, 그리고 문화」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 과학 기술·인간 문명·가치관 등 자연·인문·사회과학을 포괄하는 새로운 과학사상을 소개하고 있다.
신과학 운동에서 주장하는 새로운 과학 사상은 17세기 뉴턴 이후 현대 문명을 지배해 온 기계적 세계관을 비판하는데서 출발한다. 뉴턴의 고전 물리학은 중세 사회 신중심의 세계관을 과학이라는 합법 칙 성 중심의 근대적 세계관으로 바꾸는 과학 혁명이었다. 과학 혁명은 산업혁명을 가능케 했을 뿐만 아니라 정신사적으로도 인간을 신이라는 속박에서 풀려나게 함으로써 인간 중심의 자유주의·민주주의 발전의 밑거름이 되었다.
그러나 문제는 만물의 법칙을 수학적으로 풀어낸 고전 물리학의 몰가치성이다. 가치 판단을 유보한 과학 기술은 비약적으로 발전해 왔는데 막상 그 결과는 인간에게 혜택을 주기도 하지만 반대로 인간의 생존을 위협하기도 하는 것이다. 이 때 필요한 것이 혜택은 장려하면서 위협은 배제할 수 있는 인간 중심의 선택, 곧 가치 판단이다. 신과학 운동은 과학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가짐으로써 이 같은 선악의 가치 판단을 하고 나아가 과학을 올바른 방향으로 발전시키자는 운동이다.
『과학 사상』은 과학을 어렵고 거북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과학을 쉽고 정확하게 알려주고 새로운 발전 방향을 생각하게 만드는 길잡이 역을 자임한다.
지난해 말 창간된 격월간지『녹색 평론』은 보다 실천적인 차원에서 환경 보호 운동을 강조하는 교양지다. 기본적으로『과학 사상』과 같은 사상적 배경이지만 보다 현실적인 문제를 다루며, 논문과 함께 시와 문학 평까지 곁들여 대중적 성격이 강하다.
『녹색평론』은 문학평론가 김종철 교수(영남대·영문학)가 사재를 털어 창간했다.
『녹색평론』은「생태계의 대 재난을 막고 사람다운 삶을 누리기 위해 협동적인 공동체를 만들고, 농업 중심의 경제 생활을 창조적으로 복구하려는 사고의 전환·실천이 필요하다」는 창간 취지에 따라 과학 기술 문명의 파괴성을 경고하고 환경 운동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국내외 논문과 수필·시·서평 등을 게재하고 있다. <오병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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