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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원의 "웨딩 마치" 인기|서울 어린이 대공원 야외 결혼식 매년 늘어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서울 능동 어린이 대공원 관리 사업소 측이 공원 경내 잔디밭에 3백여 평 규모의 결혼식 전용 야외식장을 마련, 무료로 사용토록 하고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는 지난 86년부터 공원 경내를 야외 예식장으로 개방한 결과 연평균 3백여 쌍이 이용하는 등 이용자가 해마다 늘고 있기 때문.
지난 7일 개장, 6쌍의 신혼부부를 탄생시킨 이 예식장은 이미 4,5월 주말예약도 거의 끝난 상태 .
이 야외 예식장은 음향 시설·주례 연단·예식장 전면의 꽃장 식 벽 등을 설치, 일반 예식장과 같은 독립성과 화려한 분위기를 조성한 것이 특징이다.
현재 서울 지역에서는 잠실·목동 주 경기장·보라매공원·한강 시민 공원 등 공공 시설과 한강 유람선 등 20여 곳이 야외 예식장으로 개방되고 있으나 결혼식 전용 시설을 갖추기는 어린이 대공원이 처음이다.
야외 결혼식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시간에 쫓기지 않고 사용료가 싸며 식장 공간이 넓기 때문에 취향에 따라 다양한 방법의 결혼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어린이 대공원 측은 잔디 관리비 3만3천 원만 내면 예식장·폐백실·폐백 옷 등을 전부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공원 경내 팔각정 식당을 피로연 장소로 제공, 국수 (2천5백원)·육계장(4천 원)·갈비탕 (4천 원) 20종류 뷔페 음식(8천 원)등을 내놓는다.
지난 한해 동안 이곳에서 결혼식을 올린 3백여 쌍 중 약 2백여 쌍은 경제적 능력 등이 없어 결혼식을 올리지 않고 살아온 부부이거나 저소득층 연인들.
그러나 화려하고 특색 있는 결혼식을 올리기 위해 야외 예식장을 이용하는 커플들도 많다.
지난 21일 5백여 명의 하객이 참석한 가운데 결혼식을 올린 김 모씨(32)부부는 결혼 이벤트회사에 의뢰, 화려한 제복의 의장대까지 출연시켜 팡파르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의장대의 사열을 받으며 입장했다.
한 대학생 커플은 농악 놀이 패를 동원시켜 예식이 끝난 후 신명나는 농악 판을 펼치기도 했다.
또 사모관대 차림의 신랑과 활옷을 입은 신부가 각각 조랑말과 가마를 타고 입장하는 경우도 있다.
5월초 이곳에서 결혼식을 올릴 예정인 박명수씨(28·회사원·서울 길동)는『대학 시절 함께 사물놀이를 했던 동아리 출신들을 출연시켜 서양 음악 대신 징·꾕과리·장구·북 등의 장단에 맞춰 식을 올리고, 예복도 한복으로 차려입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원 관리 사업소 측은 앞으로 특별 오디오시스템을 마련, 신혼 부부의 기호에 따라 한국전통 음악·서양 고전 음악 등을 틀어 주고 야간 조명 시설도 갖춰 야간 결혼식을 올릴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양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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