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어, 인도 여배우와 키스로 인도 전역이 분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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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DS(선천성 면역결핍증)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한 행사 중 미 영화배우 리처드 기어가 볼리우드의 스타 여배우를 감싸면서 여러차례에 걸쳐 키스를 한 후 인도 일부 도시에서는 분노한 군중들이 리처드 기어의 인형들을 불태웠다.

뉴델리에서 열린 AIDS 행사에서 기어가 여배우 실파 쉐티를 포옹하고 그녀 뺨에 키스를 하고 있는 사진들은 이날 공공장소에서의 애정표현이 터부시 되어오고 있는 인도에서 인도 전역에 걸쳐 신문들의 1면을 장식했다.

뭄바이에서 우익 힌두 민족주의자들의 단체인 쉬브 세니의 회원들은 나무 막대기와 함께 기어의 인형을 불살랐고 글래머스러운 쉐티의 모습이 담긴 사진들도 불에 태웠다.

이와 유사한 항의는 힌두교도들의 가장 신성한 도시인 바라나시와 군중들이 '실파 쉐티에게 죽음을'이라는 구호를 외친 인도 북부 마을 미루트에서도 발생했다.

기어와 쉐티는 15일 인도 트럭 운전기사들에게 AIDS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후 기어는 환호하는 군중들 앞에서 손으로 쉐티의 몸을 감싸면서 쉐티의 양볼에 가벼운 키스를 하고 그녀를 자신의 몸에 밀착킨 후 또 다시 쉐티의 빰에 키스를 했다.

쉐티는 16일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그건 다소 지나쳤다"고 말했다. 그녀는 관영 PTI통신과의 회견에서 "나는 이같은 행위가 그의 문화라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사람들이 이런 방법으로 반응을 보일 정도로 이번 일이 그렇게 크거나 음란스럽지 않다"고 말했다.

그녀는 또 "나는 사람들의 감정을 이해하지만 나는 외국인이 인도에서 나쁜 기억을 갖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힌두 민족주의정당인 브하라티야 자나타당은 키스에 대해 질타하고 나섰다. 자나타당의 프라카쉬 자바데카르는 "이같은 공공장소에서의 연기는 전혀 인도전통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미 인도에서 잘 알려진 쉐티는 영국의 '셀리브리티 빅 브라더'에 출연한 후 국제적 스타로 발돋움했다.【뉴델리=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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