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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자내분 급속증폭/총선패배 인책에 계파대립 첨예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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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5월 당대회서 「후보」 경선 김대표/YS퇴진 전제로 당개편 민정계/오늘 노­김 청와대 회동
총선패배에 대한 책임소재를 둘러싸고 표출된 민자당의 내분은 계파간 첨예한 이해대립으로 사태수습의 실마리를 찾지못한채 급속도로 증폭되고 있어 총선후 정국이 표류하고 있다.
노태우 대통령은 27일 오후 김영삼 대표와 주례회동을 갖고 총선결과에 대한 정부와 민자당의 입장을 정리하고 인책범위·향후 정국운영 방향·대통령후보선출문제 등을 논의함으로써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민자당내 각 계파의 시각차이가 워낙 큰데다 각각의 입장도 완강해 조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관계기사 3면>
민정계는 총선패배의 책임을 지고 당지도부가 물러나야 한다며 김대표의 퇴진을 전제로한 지도체제 개편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는 반면 김대표는 이에 반발하고 있어 자칫 분당사태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심각한 국면을 맞고 있다.
김대표는 이날 아침 상도동 자택에서 최형우 정무장관,황명수·김덕룡 의원 등과 긴급대책회의를 갖고 ▲총선책임은 정부·청와대에 있으며 ▲당3역등 당쪽에 대한 인책반대 ▲5월 전당대회에서 당체제개편 및 대통령 후보 선출 등의 기본입장을 재정리했다.
김대표를 만나고 나온 최정무장관은 『선거후유증 치유의 가장 빠른 길은 5월 전당대회를 당헌·당규대로 열고 경선을 실시하여 당의 「얼굴」을 확정지어야 한다』고 밝히면서 『청와대 회동에선 이 문제에 매듭이 지어져야 한다』고 말해 김대표가 이날 회동에서 5월 전당대회 소집을 강력히 요구할 것임을 시사했다.
김대표는 이날 오전 『청와대 회동에선 모든걸 다 이야기하겠으며 회동결과는 낱낱이 공개하겠다』면서 28일 오전 청와대 회동결과 발표를 위한 기자회견을 미리 준비하는등 배수진을 쳐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출했다.
이에 반해 이미 사표를 제출한 김종필·박태준 최고위원은 『총선책임은 당지도부가 져야한다』며 김대표의 동반사퇴를 계속 촉구하고 있으며 신정치그룹등 민정계측도 이에 동조하면서 지도부개편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대표가 총선에 대한 책임을 질수밖에 없다고 강력하게 말하고 다만 세 최고위원 퇴진을 포함한 민자당의 전면 개편문제는 신중히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5월 전당대회를 소집할 수는 있으나 그것은 철저한 자유경선원칙아래 이뤄져야 한다고 말하고 그러나 그전에 총선에 대한 어떤 형식의 인책은 이뤄져야 한다며 선인책방침을 밝혔다.
김윤환 사무총장이 사표를 제출한데 이어 27일 이자헌 총무·나웅배 정책의장도 사표를 제출했다.
그러나 김총장은 김대표의 뜻에 따르겠다는 입장인데 반해 이총무·나의장은 『사표가 반려되더라도 고사하겠다』면서 김대표의 행동에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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