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FTA는 소주 수출엔 기회 3만원대 술로 양주와 맞대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3면

진로의 새 사령탑을 맡은 윤종웅 사장(사진)이 '실지(失地) 회복'을 선언했다. 두산 '처음처럼'의 공세에 밀려 내려간 소주시장 점유율을 올해 말까지 원래 이상으로 올려놓겠다는 것이다. 하이트 사장에서 지난달 말 진로로 옮긴 윤 사장은 16일 취임 후 처음 연 기자간담회에서 '공격을 통한 방어' 의지를 밝혔다.

진로의 점유율은 2005년 55.3%를 기록했으나 지난해 2월 '처음처럼'이 출시되면서 52.3%로 낮아졌다. 윤 사장은 "경쟁사의 점유율 상승을 계기로 더 좋은 제품을 만들어 소비자에게 다가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소주는 소주다워야 하지 않겠나"며 더 이상의 저도화 경쟁은 하지 않을 뜻을 내비쳤다.

윤 사장은 "앞으로는 진로가 국내뿐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가져야 한다"며 브랜드 글로벌화를 강조했다. 그는 "FTA(자유무역협정) 시대의 도래로 가장 유리한 술이 소주"라고 주장했다. 관세가 면제되면 해외에서도 몇천원대로 값싸게 즐길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 현재 일본에 편중돼있는 소주 수출을 중국과 북미로 대폭 늘려 2010년에는 전체 매출의 30%로 해외에서 벌어들이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보드카나 데킬라 같은 세계적 술로 만들어 해외교포뿐만 아니라 현지인들도 즐겨 찾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이날 새로 출시한 30도짜리 순쌀 증류식 고급 소주인 '일품진로'에 대한 기대감도 표현했다. "FTA로 가격 경쟁력이 높아질 위스키 등 외국산 주류에 맞서기 위해 수익성을 떠나 개발한 상징적인 제품"이라는 것이다. 증류원액을 목통에 장기간 숙성시킨 이 술의 출고가는 7500원(450㎖)으로 진로가 예상하는 업소 판매가는 3만5000원이다.

간담회 말미, 그는 "시중에 진로가 일본 기업이라는 루머가 나돌고 있다"며 "유언비어로 상대를 음해하는 것은 시장 전체가 공멸하는 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진로는 현재 이런 소문을 퍼뜨렸다는 이유로 경쟁업체의 이벤트 대행사를 상대로 10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이현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