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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미 푸에블로호 반환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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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북한이 미국 정보수집함 푸에블로호의 반환에 긍정적인 뜻을 나타냈다는 설이 잇따라 제기돼 관심을 끌고 있다. 푸에블로호(사진)는 1968년 1월 동해상에서 북한군에 나포된 미 정보수집함으로 이 배의 반환은 북.미 관계 개선에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15일 복수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주 방북한 빌 리처드슨 미 뉴멕시코 주지사와 빅터 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일행에게 푸에블로호를 반환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북측은 9일 오후 대동강변에 전시된 푸에블로호를 방문한 리처드슨 일행에게 미국과의 적대관계 청산 의지를 밝히면서 반환 의사를 나타냈다고 한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8일 푸에블로호를 방문한 이해찬 전 총리 일행이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위해 배를 반환하는 게 좋겠다"고 권유한 것에 대해 거부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또 2005년 8월 방북한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 대사에게도 "미국의 고위 인사가 방북한다면 그 배를 더 보유할 필요가 없다"며 반환 용의를 밝힌 바 있다.

북한의 이런 언급들이 얼마나 무게가 실려 있는지는 불투명하다. 정부 관계자는 "발언 당사자가 푸에블로호 안내원 등으로 책임 있는 당국자가 아닌 데다 시기.방법 같은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제시되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2.13 합의 이후 북한이 미군 유해 6구를 송환하는 등 적극적인 대미 접근을 보이고 있어 푸에블로호의 반환도 가시권에 접어드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많다.

이영종 기자

◆ 푸에블로호=강원도 원산 앞바다에서 1968년 정찰활동 중 북한 어뢰정의 공격을 받고 나포됐다. 북한은 영해 침범을 주장했으나 미국은 공해상에서 정찰활동 중이었다고 맞섰다. 나포 중 사망한 1명을 제외한 82명의 승무원은 11개월 만에 풀려났다. 북한은 이 배를 어선으로 위장한 뒤 남해와 서해를 거쳐 대동강변에 옮겼고 반미전시관으로 꾸며 99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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