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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역 초·중·고생 25% 주의력 결핍 등 행동장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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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초등학교 4학년 장호(가명.10)는 유치원 때부터 겉옷.가방 등을 자주 잃어버리고 다녔다. 학교 수업시간 중에도 딴 짓을 하거나 주변 친구들을 집적거려 수업을 방해했다. 혼이 나도 소용이 없었다.

장호는 최근 병원에서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라는 병을 가진 것으로 진단받았다. 늘 부산하고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충동적인 행동을 하는 이 증후군은 유치원 때부터 시작, 초등학교 2학년이 되면 증상이 명확해진다. 뇌의 기능 이상이 원인이며 치료도 뇌의 이상을 교정해 주는 약물치료(정신 자극제)가 우선이다.

장호처럼 ADHD를 가진 학생이 전체의 13.5%나 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그동안 국내 의학계에서는 4~5% 정도 될 것으로 추산됐다.

서울시학교보건진흥원은 최근 서울의 6~17세 학생의 부모 2672명에 대한 면접 조사를 토대로 '서울시 소아청소년 정신장애 유병률 조사'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조사는 2005년에 이뤄졌으며 서울대병원 소아정신과 조수철 박사 등 30여 명의 전문가가 공동으로 참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초.중.고생 네 명 중 한 명꼴로 행동장애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72명의 학생 중 416명(15.6%)은 주변 사람이나 학교 생활 등 특정 대상에 공포증이 있었다. 행동장애 중에는 ADHD가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많았고, 적대적 반항장애를 보이는 학생도 전체의 11.3%에 해당됐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과 정유숙 교수는 "중.고등학생 때는 물론 초등학생 때부터 유난히 산만하거나, 짜증을 많이 내거나, 성적 변화가 심하거나, 수면 장애 등의 증상을 보이면 조기에 정신과를 방문해 적극적인 치료를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황세희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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