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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달리기」 경주 (미국) 인기 "폭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견공들이 거친 숨을 몰아쉬며 질주하는 그레이하운드 경주가 플로리다의 밤을 이끌고 있다.
경마의 사촌 격인 그레이하운드 경주 (Greyhound Racing)는 기수가 없는 대신 매달아 놓은 인조 토끼를 빠른 속도로 움직이게 만들어 경주 견들의 숨은 사냥욕구를 자극, 토끼를 쫓아 질주하게 한다. 경주 견의 속도는 시속 60km에 달한다.
개 경주 (경견)는 따뜻한 미 남부지방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그 이유는 이집트가 본산인 그레이하운드가 추운 곳에서 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개 경주는 세계에서 미국과 영국, 그리고 과거 영국령 국가에서만 열리고 있다.
경기는 1주일에 5번 정도 야간에 벌어지며 연간 3천만명 정도가 관람하고 있다.
미 북부지방은 여름철 4개월 간 운영되고 있으며 미국 내에 그레이하운드 경기장은 모두 58개로 겨울이 없는 플로리다에 17개나 몰려있고 유선TV 중계를 통해 이를 시청하는 인구를 포함하면 애호가는 야구·미식축구 못지 않게 엄청나다.
개 경주에 있어 도박은 경마와 마찬가지로 필수적이며 자신이 선정한 우승예상 견에 돈을 걸어 짜릿한 스릴을 맛본다.
관중들은 최저 2달러부터 투자, 경마와 같은 단·복승식으로 경기를 즐긴다.
경주 견 8마리가 펼치는 레이스가 벌어지면 다혈질의 미국 관중들은 고래고래 악을 쓰며 응원전을 펼쳐 경기장 전체가 순식간에 소란 속으로 빠진다.
출전 경견들은 트랙 안쪽에서부터 빨강·파랑·하얀색 등으로 시작되는 고유 색깔과 번호를 달은 유니폼을 착용, 경기에 나서게 된다.
경견은 기수가 말을 유도하는 경마와 달리 동물 스스로가 뛰는 관계로 승부 조작 등이 없어 인기를 더하고 있다.
개 경주의 본고장은 원래 영국이며 처음 경기장은 지금과 같은 원형이 아닌 직선 코스였으나 1890년 미국에서 관광객을 끌어 모으기 위해 경마 형태를 빌려 원형 코스를 채택했다. 경마보다 작은 트랙 (약 5백m)은 한눈에 경기의 전부를 볼 수 있어 박진감이 더하다.
개 경주는 길이 1천6백50피트 (약 5백m) 1천9백80피트 (약 6백m), 2천3백10피트 (약 7백m)의 트랙을 도는 세가지 방식이 있다.
미국에서는 1931년 플로리다주에서 개 경주에 대한 도박을 합법화함으로써 붐이 일기 시작했다.
연간 모두 3만번 정도의 경기가 벌어지는데 개 경주에 투자한 액수만 2천5백만 달러에 이르고 유명 대회의 우승 상금은 13만 달러까지 되며 우수 경견은 1만 달러 정도를 호가한다.
이같은 열기를 타고 TV중계 등이 병행돼 미국내의 그레이하운드 경기는 플로리다를 비롯, 6개의 경기장이 있는 애리조나주 등 남부 지방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총 수입 중 우승 견에 돈을 건 사람에게 85%정도 돌아가며 10%정도는 운영비로 쓰이고5%정도가 세금이다.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경기는 마이애미 더비로 경마의 켄터키 더비와 야구의 월드시리즈, 미식 축구의 슈퍼 보울 및 자동차 경주인 인디애나 500과 인기가 맞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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