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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대냐 야대냐” 불붙은 공방/총선 전초전서 나온 여야 설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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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여소불행론」으로 지지 호소 여/민주·국민 6공경제난 협공 야/비호남·반TK·강원푸대접 등/지역감정 자극용어 난무/개발 「공약」도 곳곳에서 남발
민자·민주 수뇌부들이 이번주들어 지구당창당 및 개편대회와 의원의 국정보고대회 등에 일제히 참석,지원유세에 나서면서 14대총선의 쟁점이 정면으로 부각되고 있다.
민자당이 전통적인 안정과반수 확보논리를 바탕으로 여소야대불행론,대안부재론을 외치는데 반해 야당은 6공의 물가고등 실정과 3대의혹사건을 집중추구하는 논리대결을 벌이는 한편,서로 지역감정을 교묘히 활용하고 있다.
○…민자당은 『통일대비·민주화완결·경제도약을 위해 과반수 안정의석을 확보해야 한다』(김영삼 대표)고 호소하는 반면 민주당은 『파멸로 굴러가는 나라를 구하기 위해 다시 한번 여소야대 국회를 실현시키자』(김대중 대표)고 역설하고 있다.
김영삼 대표는 『여소야대는 혼란만 있을 뿐이고,불행을 가져온다』고 가는곳마다 주장했고 김종필 최고위원은 『선동이나 하는 무책임한 사람들에게 나라를 맡길 수 없다』(13일 연기)고 공격했다.
박태준 최고위원은 14일 대구에서 『13대 국회초반 여소야대를 황금분할이라고 일부에서 주장했으나 그것은 망국적 지역분할이었다』며 『현재의 정치불안은 바로 여소야대로부터 기인했으며 우리국민은 그에 따른 많은 대가를 지불했다』고 여당의 안정의석확보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김대중 대표는 『6공초기 여소야대 2년간은 그런대로 국정이 잘 풀려갔으나 3당야합 이후 민주주의 후퇴,국정혼란,경제파탄이 계속됐다』고 반박하고 있으며 여기에 정주영 국민당대표도 강하게 동조하고 있다.
민주당은 6공실정을 성토하면서 ▲6·29선언주체 ▲청와대거액정치헌금 ▲수서비리를 3대의혹으로 규정,집중 부각하고 있다.
김대중·이기택 대표가 『6·29선언의 주체가 조작됐다』고 공격하면서 진상규명을 촉구하자 김영삼 대표는 『6·29는 노대통령이 결단을 내리고 실천한 것』(12일 대구 동갑)이라며 「발상보다 실천이 중요하다」는 청와대논리를 그대로 받아 반박.
민자당은 이같은 야당의 정치공세에 대해 『민주대 반민주의 구도에서 시국을 보는 구태의연한 행태』(김영삼 대표)『국가경영을 연습삼아 할 수는 없는 것』(김종필 최고위원)이라고 깔아뭉개고 있다.
이에 김대중 대표는 한걸음 더 나아가 『14대국회에서 청문회를 열어 3대의혹사건을 파헤치겠다』고 「6공청문회」를 공약으로 내놓았다.
재벌기업의 청와대 정치자금기부는 1월초 정주영 국민당대표가 『최고통치권자에게 돈을 주어왔다』며 88∼90년 3년간 2백60억원 규모에 이르는 정치자금을 냈다고 폭로하면서 쟁점으로 등장했고 앞으로 더 확대될 낌새다.
이에 대해 민자당은 정씨가 과거처럼 6공정부에서 「현대특혜」를 못받은데 대한 앙갚음이라고 비아냥대고 있으나 진상규명에는 함구,궁색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3당합당문제는 여전히 고정메뉴로 『오로지 추잡한 대권싸움만 벌이고 있다』(이기택 대표)『3당야합을 한 과거 야당지도자에게 단호한 심판을 내리자』(김대중 대표)는 공세에 『3당통합이 없었으면 헌정중단을 맞이했을 것』(김영삼 대표)이라고 논박.
박태준 최고위원은 『대표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중진의원을 공천탈락시킨 정당이 민주주의를 얘기할 자격이 있느냐』(13일 전주 완산)고 민주당의 공천후유증을 겨냥했다.
○…민주당이 이번 선거를 TK(대구·경북)대 반TK의 대결로 보고있고 민자당은 호남대 비호남 나누기를 내부적인 핵심전략으로 채택해 놓고있어 이번에도 또 망국적인 지역감정공방이 가열될 조짐이다.
여기에 국민당의 「강원도 푸대접론」까지 가세해 완전히 지역분할주의가 판칠 기세다.
김대중 대표는 12일 공무원밀집지역인 과천­의왕지구 당대회에선 『능력있고 양심적 공무원들이 TK중심의 인사정책에 희생됐다』며 『총선에서 승리하면 특별법을 만들어서라도 공평무사한 인사가 이루어지도록 하겠다』고 공무원사회에서 반TK심리를 부추기려 했다.
민자당은 12일 TK심장부인 대구 동갑에서 박준규 국회의장의 축사를 통해 『야당이 TK대 반TK로 몰아가는 시대착오적·저차원적·동물적 선거전을 벌이는데 엄중경고한다』고 원색적으로 맞받아쳤다.
이 틈사이에서 강원도출신인 정국민대표는 『강원도 사람들이 순진해서 정부에 협조해 왔는데 정부가 공약을 잘 안지키고 있다』『노대통령이 대통령선거때 이곳에 고속전철을 놓겠다고 해놓고 여태 안지키고 거짓말하고 있다』(6일 춘천)고 강원도의 대정부비판 심리를 촉발.
정대표는 『이승만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남쪽만 통치했고,박정희 대통령은 남을 동서로 나눠 동쪽만,전두환 대통령은 동쪽의 영남의 북쪽만 통치했고 노대통령은 이나마 대구·경북으로 갈라놓았다는 얘기가 있다』고 지역감정 공방에 끼었다.
○…경제난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 높아지자 민주·국민당이 6공의 경제실정을 맹공하는데 주력하는 양상속에 여야는 그럴싸한 공약을 내걸고 유권자끌기에 부심하고 있다.
김영삼 대표는 『각종 행정규제를 철폐하겠다』며 대구의 첨단기계공단 내년 착공(12일)등 지역에 맞는 개발공약 제시에 신경쓰고 있다.
그는 『오늘의 경제난은 13대 초반 여소야대로 출발해 첫 단추가 잘못 끼워졌다』고 했으며 김·박최고위원도 지속적 경제성장을 위해 민자당지지를 역설.
이에 대해 민주·국민당 등은 행정선거라고 강력히 반발.
김대중 대표는 『아시아의 용에서 미꾸라지로 전락해버린 우리경제를 다시 세계의 용으로 부활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면서 『민주당이 과반수를 차지하면 긴축예산을 편성해 물가를 잡을 수 있다』고 경제문제의 쟁점화에 주력하고 있다.
김대표는 무려 92개 공약을 내걸어 수권정당임을 부각시킬 생각인데 그중에 『여소야대가 되면 노점양성화특별법을 만들겠다』고 노점상연합회등과의 간담회(13일)에서 약속한 것도 포함.
정주영 대표는 6공정권에 또 나라를 맡기면 나라를 거덜내버릴 우려가 높다고 6공경제실정부각에 주력하고 있다.
아울러 정대표는 『강원도에 하천이나 공기 오염안되는 자동차부품,전자부품공장 등을 세울까한다』고 말해 시선을 끌고있다.
각 정당의 경제공약을 따져보면 장미빛으로 가득찼으나 대체로 실천가능성은 떨어지고 있다.<박보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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