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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국가대표, "오늘만은 꼭 이겨야 돼" 日과 최후의 결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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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축구선수권대회의 초대 챔피언 자리를 놓고 한국과 일본이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다. 10일 오후 7시15분 일본 요코하마 국제경기장에서 일본과 최종전을 치르는 한국 대표팀에 이번 한.일전의 의미는 각별하다. 비기기만 해도 다득점에서 앞서 우승컵을 차지할 수 있지만 대표팀에는 꼭 이겨야 하는 세가지 이유가 있다.

[뉴스예측게임] 동아시아 축구 한일전 누가 이길까요?

◇본의 아닌 설욕전

9일 새벽 단잠 대신 세계청소년선수권 16강전 시청을 선택했던 김대의(성남)는 한국이 일본에 패하자 "우리가 꼭 이겨야겠구나 하는 비장한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안정환(시미즈)도,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도 9일 마무리 훈련에 앞선 기자회견에서 청소년팀의 패배에 아쉬움을 표하며 꼭 일본을 꺾고 설욕하겠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일본을 꺾어 아우들의 상처를 싸매주는 동시에, 그간 청소년팀에 비해 과소 평가받은 설움까지 떨쳐버리겠다는 각오다.

◇삼세판… 최종 승부

한 해에 한 차례도 쉽지 않은 게 대표팀간 경기(A매치)인데 한국과 일본은 올해 두 차례나 만났다. 4월 16일 서울에서는 한국이 졌고, 5월 31일 도쿄에서는 일본이 졌다. 두번 모두 홈팀이 졌고, 스코어도 1-0이었다. 세번째 만남은 친선경기가 아닌 타이틀이 걸린 대회다. 그것도 결승전이다. 더구나 올해 마지막 한.일전이자 마지막 A매치다.

양팀 감독이나 선수들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한국팀 주장 유상철은 선수들을 따로 불러모아 각오를 다졌고, 일본팀 역시 후보 선수들까지 "꼭 출전해 한국을 꺾는 데 일조하고 싶다"며 필승의 의욕을 내비쳤다.

◇'목숨'건 감독들

선수들에게는 자존심이 걸렸지만 감독들에게는 '목숨'이 걸려 있다. 부임 이후 하강세를 그려온 한국의 코엘류 감독과 일본의 지코 감독에게는 이번 경기의 패배가 '치명상'이 될 수 있다. 한국은 홍콩전과 중국전 모두 경기 내용이 좋지 않았다는 소리를 듣고 있고, 일본 역시 홍콩전에서의 지독한 골 결정력 부족 때문에 비난의 도마에 올라 있다. 지코 감독은 친형인 일본대표팀 기술고문 에두를 9일 한국 훈련장으로 보내 전력을 염탐하는 등 필승의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한편 결전의 날을 하루 앞둔 9일 오후 가와사키의 도도로키 경기장에서 마무리 훈련 도중 김태영(전남)이 발목을 다쳐 한.일전 출장이 불투명해졌다.

가와사키.요코하마=장혜수 기자

<사진설명>
한국 축구국가대표선수들이 9일 도도로키 경기장에서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있다. 선수들은 전날 밤 일본에 석패한 청소년 대표팀 아우들의 아픔을 달래주겠다며 각오를 다졌다.[도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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