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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친 퇴진”대규모시위/러시아/최고 12만 집결,“소 복귀”주장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친정부시위 함께 열려… 비상사태 검토설
【모스크바 AP·이타르­타스=연합】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 퇴진 및 구체제 복귀등을 촉구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지난주말 모스크바를 비롯한 러시아 곳곳에서 일어났으며 개혁정책 지속을 지지하는 친옐친 대통령 시위도 모스크바 등지에서 함께 발생했다.
러시아 정부는 이번 소요와 관련,8개월 시한의 국가비상사태 선포를 고려하는등 긴급대책을 마련한 것으로 모스크바 TV가 9일 보도했다.
반옐친 대통령 시위대는 9일 오전 보수연합 지도부 주도로 크렘린궁 남쪽 1.5㎞ 떨어진 고리키공원에 집결,러시아 최고회의 청사를 향해 행진을 시작했다.
러시아 언론은 시위대가 12만명에 달했다고 보도했으나 서방매체는 4만∼6만명 수준으로 집계했다.
시위대는 구소련 국기인 적기를 앞세운채 『옐친은 물러나라』『옐친은 유다다』『히틀러는 나라를 망치는데 5년이 걸렸으나 옐친은 5개월만에 이를 해냈다』는등 반옐친 대통령 구호를 외쳐댔다. 또한 『소련 부활』등 구체제복귀 주장도 터져나왔다.
이들은 그러나 긴급출동한 경찰의 저지로 최고회의 청사쪽으로는 가지 못한채 크렘린궁 인근 마네슈 광장으로 유도됐으며 저녁무렵 자진 해산 했다.
한편 1만명으로 집계된 친옐친 시위대도 이날 러시아 최고회의 청사 주위에 모여 개혁정책 지속을 지지했다. 이들은 『민주주의 수호』등 구호를 외치며 지난해 8월 쿠데타 당시처럼 최고회의 청사를 에워싸는 「인간사슬」을 형성했다.
반옐친 대통령 시위는 이밖에도 상트 페테르부르크,크라스노야르스크,노보시비르스크,옐친 대통령의 고향 예카테린부르크 등 러시아 곳곳에서 발생했다. 옐친 대통령 지지시위도 수개 지역에서 동시에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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