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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우씨, LG 현찰 150억 트럭째 전달받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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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대선자금을 수사중인 대검 중수부(안대희 검사장)는 지난 대선 직전 LG로부터 불법 대선자금 150억원을 수수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이회창 후보 법률고문과 개인 후원회(부국팀) 부회장을 지낸 서정우 변호사를 9일 구속수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회창(李會昌) 한나라당 대선후보의 법률고문이었던 서정우(徐廷友)변호사가 지난해 대선 28일 전인 11월22일 LG그룹측으로부터 현찰 1백50억원을 실은 트럭(탑차)을 열쇠 째로 넘겨받아 李후보측에 전달했음이 드러났다.

徐씨는 또 LG그룹 이외에 삼성 등 다른 대기업들로부터도 거액을 받은 정황이 검찰 수사에서 포착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대검 중수부(부장 安大熙검사장)는 9일 徐씨에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徐씨는 당시 경부고속도로 '만남의 광장' 휴게소에서 LG그룹측 관계자가 몰고온 현찰 1백50억원이 실린 2.5t 탑차의 열쇠를 넘겨받은 뒤 이 차를 몰고 당쪽에 전달했다는 것이다.

이 자금은 11월초 최돈웅(崔燉雄) 한나라당 의원이 LG그룹 강유식(姜庾植) 구조조정본부장에게 요청했으며,徐씨는 姜본부장 및 그의 전임자인 李모씨와 만나 비밀스럽게 전달하는 방법 등을 미리 논의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최근 LG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에서 이런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8일 긴급체포한 徐씨를 상대로 이 돈을 어떤 경로를 통해 당에 전달했는지와 이회창 당시 후보에게 보고했는지를 이틀째 집중 추궁했다. 검찰은 또 徐씨가 다른 기업으로부터 받은 거액의 불법 정치자금 내역에 대해서도 조사중이다. 검찰은 특히 한나라당이 徐씨 등을 통해 모금한 대선자금이 7백억~1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문효남(文孝男)대검 수사기획관은 "徐씨가 정치자금을 전달받은 사실에 대해 일절 말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고, 당시 관여했던 한나라당 주요 당직자들이 모두 행방불명된 상태여서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기업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에서 민주당도 일부 기업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전달받은 정황을 상당 부분 잡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썬앤문 그룹 문병욱(51.구속)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전달받은 의혹을 받고 있는 이광재(李光宰)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도 금주중 불러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진배.임장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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