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6·29선언" "한턱 내고 싶다" 환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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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미 FTA 협상대표단이 4일 국회의원들의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김종훈 협상단 수석대표 등은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와 열린우리당을 잇따라 방문, '릴레이' 보고를 했다.

국회 통외통위에서 대다수 의원들은 대표단의 노고를 치하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노무현 대통령까지 극찬했다. 강경 보수파인 김용갑 의원은 "이번 협상 타결은 경제의 6.29 선언"이라며 "노 대통령의 결단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김무성 의원도 "대통령의 결단을 평가해야 한다"며 "FTA는 세계적인 흐름을 반영하는 한.미 동맹의 진화"라고 극찬했다.

앞서 협상대표단이 열린우리당을 찾았을 땐 당 지도부가 '영웅' '전사'란 말로 이들을 환대했다. 대표단이 입장하자 30여 명의 의원 대다수는 자리에서 일어나 "수고했다. 고생 많았다"며 악수를 건넸다.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은 "초강대국 미국과 대등한 협상을 진행하는 걸 보고 자부심을 느꼈다"고도 했다.

홍재형 최고위원은 "협상단을 영웅.전사라고 하는데 다른 나라와 FTA를 추진하는 데도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표단을 모시고 한턱 내고 싶다"고도 했다. 송영길 사무총장은 "(대표단이) 열흘 동안 집에도 못 들어갔는데 고생 많이 한 것에 대해 감사하다"고 대표단의 노고를 치하했다.

하지만 일부 의원은 칭찬 일색인 지도부를 공개 비판했다. 정청래 의원은 대표단 앞에서 "열흘 넘게 집에 못 들어간 것만 잘한 일이냐. (FTA 반대를 위해) 단식하고 촛불시위, 분신한 분들도 있다"고 꼬집었다.

통외통위에서도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과 열린우리당 최성 의원은 "(협상 결과를) 철저히 검증하기 위한 청문회를 개최해야 한다"고 했다.

박홍수 농림부 장관이 출석한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에선 의원들이 소속 정당에 관계없이 협상 결과를 질타했다. 한나라당 김광원 의원은 "한.미 FTA에 대한 사전 준비 없이 협상에 임했다가 당했다"고 공격했다. 열린우리당 한광원 의원도 "노 대통령이 피해보전 대책이라고 내놓은 것은 기존에 다 했던 방안"이라며 "대통령의 인식이 잘못된 것"이라고 했다.

한편 FTA 협상 중단을 요구하며 지난달 27일부터 단식농성에 들어갔던 무소속 임종인 의원은 이날 오후 실신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임 의원은 단식 9일째인 이날 국회 본청 앞에서 농성하던 텐트 바깥으로 나가려 일어나던 중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져 여의도 성모병원으로 옮겨졌다.

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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