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패션업계 변신 모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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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파리의 패션업계가 변신을 모색하고 있다.
랑뱅, 크리스티앙 디오르, 샤넬, 지방시, 니나리치, 이브생로랑 등 지난 한세기 동안세계 유행의 주역으로 군립해 온 파리의 유명 패션업체들이 달라진 시장환경의 변화에 맞춰 새로운 경영전략의 과감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논의의 중심이 되고있는 것은 기성복의 발달로 구색 맞추기, 명가의 품위와 격조를 위한 것이라는 논란이 교차되는 이른바「오트 쿠튀르」(Haute Couture), 즉 고급 주문복부문의 폐지 내지 축소.
현재 파리 오트 쿠튀르조합에 등록돼있는 패션업체는 모두 22개로 이들은 거의 예외 없이 ▲오트 쿠튀르 ▲기성복 ▲향수등 세 분야에 걸쳐 진출해 있다. 이중 한정된 극소수의 부유층만을 고객으로 하고있는 오트 쿠튀르 부문은 모든 패션업체의 공통된 수지압박 요인.
오늘날 드레스 한벌에 6만∼60만 프랑(8백만∼8천만원)씩 하는 거액을 내고 여기서 옷을 맞춰 입을만한 사람은 전세계를 통틀어 2천명에 불과하다는 것.
따라서 대부분의 파리패션업체들은 오트 쿠튀르 부문에서의 적자를 고급기성복과 향수판매 및 상표사용권을 빌려주고 받는 로열티수입 등으로 메워나가고 있다.
특히 향수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엄청나다. 매출액면에서 선두인 크리스티앙디오르는 그 대표적 사례.
지난해 디오르의 총매출액은 37억3천3백만 프랑(약5천2백억원). 그중 향수부문이 전체 매출의 80%인 30억 프랑을 차지했다.
해외 로열티수입(3억6천만 프랑)및 기성복매출(1억7천9백만 프랑)과 함께 오트 쿠튀르부문매출(1억 9 천4백만 프랑)은 전체매상의 작은 업무에 불과할 따름이다. 이 같은 사정은 이브생로랑(향수매출이 전체의 80%)이나 니나리치(동75%)라고 예외가 아니다.
주문 복을 위한 매년 두차례의 패션쇼만 해도 보통한번 할 때마다 수천만 프랑(수십억원)이 깨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파리 배명복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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