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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통령-알제리 대통령 뼈있는 조크 '눈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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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대통령과 방한중인 압델아지즈 부테플리카 알제리 대통령의 9일 청와대 정상회담에서 시종 뼈있는 조크가 오고가 눈길을 끌었다. 盧대통령은 단독회담에서 "각하가 방문한 날 첫눈이 내려 양국관계에 더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고 의례적인 인삿말을 건넸다. 그러자 부테플리카 대통령은 "盧대통령은 눈이 좋은 징조라고 했는데 우리 알제리는 더운 지역이라 비를 좋은 징조로 여긴다"며 "환대에 감사드린다"고 답했다.

▶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압델아지즈 부테플리카 알제리 대통령이 9일 오전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갖기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어진 확대회담에서 부테플리카 대통령은 갑자기 "각하는 정말 나와 비교가 된다"며 "한.알제리간 회담을 위해 나는 서류 한뭉치를 준비해왔는 데 각하는 서류 한장으로 준비했다"며 "종합분석 능력이 탁월하신 것같다"고 농반진반의 말을 건넸다.盧대통령이 "종이는 적지만 글은 많다"고 하자 푸테플리카 대통령은 "그래서 종합 분석능력이 뛰어나다고 얘기한 것"이라고 했다."각하와의…"라고 하다 잠시 말이 막힌 盧대통령은 "종합능력은 뛰어나지만 말이 잘안된다"며 "인사말씀을 줄이고 실질적 얘기를 나누자"고 대화를 이어 나갔다.

윤태영(尹太瀛)청와대대변인은 이 장면에 대해 "盧대통령이 메모지를 본 것"이라며 "보통 정상회담때는 한시간 전쯤 외교보좌관과 자료검토를 하며 한장짜리를 갖고 가도 거기 있는 내용도 다 이해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라고 설명했다.평소 정상회담에서도 자료대신 즉석연설을 즐기는 盧대통령은 지난10월22일 나단 싱가포르 대통령의 국빈만찬장에서 준비된 원고를 치우고 즉석연설을 하다 10초동안 말문이 막혀 "생각이 끊어졌다.잠시 여유를 달라"며 얼굴이 붉어진 경우가 있었다.

66세의 미혼인 부테플리카 대통령은 26세에 국회의원이 된 뒤 오랜 해외망명을 거쳐 1999년 무소속후보로 대통령에 당선됐으며 지난 1971년 외교장관 시절 북한을 방문하기도 했다.이날 회담에서 盧대통령은 우리 정부의 이라크 추가파병에 대한 알제리의 이해를 요청했으며 부테플리카 대통령은 "전적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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