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범은 따로있다”단정/시험지도난사건/정씨“때되면 모든것 밝힐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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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사건후 통화 직원 재수사/금전·종교관계 얽힌 인물 추적/“시험 연기시키겠다” 발언 학생회간부도 수사
【부천=특별취재반】 서울신학대 후기대입시 문제지 도난사건을 수사중인 검찰과 경찰은 27일 단독범이라고 주장한 이 학교 경비원 정계택씨(44)는 범행을 도운 하수인이나 종범에 불과하고 주범은 따로 있다고 단정,범행동기·목적·주변인물에 대한 전면 재수사에 나섰다.
한편 검찰은 26일 오전 수사팀을 검사 5명으로 보강,인천지검 정충수 부장검사의 지휘아래 검사 4명과 경찰간부 10명이 함께 범행현장인 서울신학대 본관과 학교 뒷산에 대한 정밀조사를 실시했다.
◇주변인물 수사=검찰은 지난해 12월 학장연임 등을 둘러싸고 학내분규가 일자 학생회 간부였던 김모군이 『조종남 학장이 연임하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입학시험을 연기시키겠다』고 학교측에 말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이번 사건과의 관련여부를 캐고 있다.
수사결과 김군은 사건당일 교내에서 잠을 잤던 것으로 드러났으나 계속 자취를 감추고 있으며 경찰은 김군을 추적하기 위해 연고지인 충남 예산으로 수사대를 보냈다.
검찰은 이와 함께 마스터키로는 열리지 않는 보조자물쇠의 키를 갖고 있었던 이모 전 교무과장(38)등 교무과직원 3명에 대해서도 관련여부를 수사하고 있다.
이 전교무과장은 ▲보조자물쇠 키를 갖고 있었으며 ▲학교 뒷산너머에 집이 있고 ▲수배중이던 정계택씨를 경비원으로 취직시켜줬고 ▲정씨와 같은 교회에 다니고 있는 점등 용의점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밖에 복학생회 간부 김모군(26)을 수배하는 한편 경비원 정씨·김군·이 전 과장 등과 친한 관계를 유지하며 학장연임반대에 앞장섰던 모교수 등도 수사대상으로 잡고 있다.
◇전화추적=범행시각인 21일 새벽을 전후한 학교안의 전화사용 내용을 추적한 결과 경비원 정씨가 21일 오전 7∼8시 사이 세번의 전화를 외부에 걸었으며 그중 두번은 이 전 교무과장집이었던 사실로 드러나 통화내용을 추궁하고 있다.
경찰은 전신전화국에 협조를 요청,사건 당일의 통화내용을 모두 녹취해 수사키로 했다.
◇정씨 진술=정씨는 27일 새벽 조사과정에서 『때가 되면 모든 것을 자세히 밝히겠으나 지금은 아직 이르다』고 진술,의혹을 사고 있다.
이에 따라 검·경찰은 정씨의 배후에는 금전이나 인간관계 등으로 얽힌 배후 관련 인물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 검찰의 한 간부는 『정씨가 특유의 신앙심으로 진술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미루어 종교나 교우관계 등으로 얽혀있는 것같다』고 밝히고 『2∼3일안으로 관련자가 드러나거나 정씨가 심경변화를 일으키지 않는다면 자칫 수사가 장기화되거나 사건이 미궁에 빠질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별취재반
▲사회부=김정배차장 최훈·이철희·홍병기·유광종·김석기기자
▲사진부=조용철·김진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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