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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먹으려는 KCC와 대화 어렵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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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정상영 명예회장(KCC.금강고려화학)이 현정은 회장을 불러만 준다면 언제든지 만날 수 있다. 그러나 鄭명예회장이 '현대그룹을 먹겠다'고 덤비는 마당에 무슨 대화가 이뤄지겠는가. 현대는 당분간 법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을 찾을 수밖에 없다."

본지가 鄭명예회장의 큰아들인 정몽진 KCC 회장을 단독 인터뷰(12월 8일자 E1면)한 내용과 관련, 현대그룹의 사장급 고위 관계자가 이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그러나 "KCC 측과 대립하는 것으로 비춰질까봐"라는 이유로 자신의 이름을 공개하는 것은 거부했다 .

-鄭명예회장이 대화할 뜻이 있다는 발언과 관련.

"鄭명예회장 측은 대화 파트너로 玄회장이 아니라 친정어머니인 김문희(용문학원 이사장)여사를 지목했다. 이는 대화하지 않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金여사는 이미 보유 중인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고(故) 정몽헌 회장 유가족'에게 상속하겠다고 공증해 줬다. KCC 측도 이를 알면서 金여사를 대화 파트너로 고집하는 것은 억지다."

-鄭명예회장 측이 玄회장에게 남편인 정몽헌 회장의 상속 포기를 종용한 것과 관련.

"그의 조언대로 상속을 포기했다면 어떤 결과가 나오나 봐라. 담보로 잡혔던 현대엘리베이터 주식은 전부 鄭명예회장이 가져가게 된다. 누가 봐도 鄭명예회장이 순수한 조언을 해줬다고 말할 수 없다. 그는 상속 과정에서 우발 채무 등으로 인해 유가족이 피해를 볼 것을 우려한 것이 아니라, 현대그룹 지분을 가져가겠다는 욕심을 부린 것이다."

-적대적 인수.합병(M&A)이 아니었다는 주장과 관련.

"鄭명예회장은 정몽헌 회장 상중에 큰딸인 정지이씨를 다독거리며 '막내 할아버지가 너희들을 지켜줄게'라고 말했다. 현대 사람들은 이를 지켜보며 한때 감격했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유가족과 현대그룹을 속인 게 아닌가. 이는 윤리적인 문제다. 그가 정말 현대를 돕고 싶다면 우호 지분으로서 2대 주주로 남으면 된다. 그런 뒤 집안 어른으로서 실질적인 도움과 조언을 해 주면 된다. 왜 현대상선.현대증권에 눈독을 들이는지 이해할 수 없다. 鄭명예회장은 주식 매입이 범 현대가가 움직였다고 하나 그를 빼곤 모두 중립을 지켰다."

-현대엘리베이터의 국민 기업화는 난센스라는 주장과 관련.

"玄회장은 정몽헌 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국민 기업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기업은 국민의 것'이라는 현대의 기업 이념과 일치한다. 현대아산의 대북 사업을 계속하겠다는 것도 이런 차원이다."

-鄭명예회장이 과거 현대차를 구했듯이 어려움에 빠진 鄭씨 일가 기업을 살리겠다는 주장과 관련.

"KCC는 현대에 납품하는 회사로 출발했다. 현대차.현대중공업 등에 페인트.유리 등을 납품하면서 순조롭게 큰 회사다. 형님 기업이 모두 먹여 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매출을 보면 아직도 현대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엄밀히 따진다면 하청회사 규모다. 鄭명예회장도 치열한 기업 경쟁을 하면서 키운 뛰어난 경영자로 볼 수 없다."

김시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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