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기도로 건강·가정화목 다져요-두 집안은 처남·매제 사이… 82년 같은 해 결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전통무예의 총화로 꼽히는 합기도장을 사이좋게 공동 운영하는 두 쌍의 무도부부가 있다. 경기도 부천 합기도 정무관층 본부의 변운섭(34·7단)·박병오(32·4단) 부부와 김규환(38·6단)·변영미(32·1단) 부부가 바로 화제의 인물들.
처남 매제간인 변씨와 김씨는 국민학교 시절부터 운동을 시작했고 82년 똑같이 결혼한 뒤 고향인 충남 천안에서 체육관을 공동으로 설립, 84년 부천으로 이주해 정착하는 동안 줄곧 부부사법으로 뛰면서 합기도를 전수해 왔다.
합기도가 부부의 인연을 맺어주고 생활의 수단도 된 셈이다.
『합기도는 직선운동인 공격형의 태권도와는 달리 방어형의 곡선운동이지요. 말 그대로 인체 안의 기를 모아 건강을 유지하고 활력을 되찾는 스포츠랍니다. 상대방의 공격에서 벗어나는 호신술도 되지만 건강의 자기진단과 병마퇴치에도 큰 효험이 있습니다. 더욱이 운기는 가정생활을 화목하게 해주고 건전한 대화의 폭도 넓혀주지요.』
부부들이 운동을 같이하면서 단 한 차례의 시비나 다툼이 없었다고 자랑하는 이들은 올케와 시누이 사이인 박씨와 변씨가 마치 자매처럼 사이좋게 지낸다고 했다.
이들은 자녀들 모두에게도 합기도를 가르쳐 변·박씨의 두 아들 재순군(2단·원미국3)과 재왕군(2단·원미국1)이 유단자이고 김·변씨의 남매 대영군(1급·동곡국3)과 수현양(5급· 동곡국1)도 상당한 수준에 올라있다.
게다가 이들 부부의 형제와 조카인 김영선씨(5단·김씨 동생), 변승섭씨(6단·변씨 사촌), 김형남씨(1단·김씨 조카)까지 합치면 양 집안 합기도 단수가 무려 34단이나 된다.
『합기도는 어린이와 여성은 물론 노인들에게도 운동효과가 뛰어난 스포츠입니다. 요즘에는 인근노인정이나 경로당에서 교육요청이 쇄도하고 있어요. 때로는 병원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기공이나 단전호흡법 강의도 하지요.』 지금까지 배출한 사범과 유단자가 여성유단자20명을 포함, 모두 5백명이 넘고 MBC 묘기 대행진·KBS 행운의 스튜디오에도 출연했다는 이들 부부가 현재 지도하고 있는 문하생은 성인 1백명 등 모두 2백여명. 『기를 활용한 호신술은 위급할 때일수록 빛을 발합니다. 음식물 급체 때 응급조치로 회복하기도 했고 자동차에 치일 상황에서 낙법으로 살아난 기억도 있어요. 그러나 진정한 무도정신은 만물을 사랑하고 자연에 순응하며 위기를 극복하는 천심이요 중용의 도입니다.』
이들은 호신술·단전호흡·검술·봉술. 무술·기공·혈도술·낙법·차기술·활법교정· 스포츠마사지 등으로 구성된 합기도의 각종 비법을 정리, 오는 3월중 책으로 펴낼 계획이다. <배유현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